[기획] 3세대 OLED, '메타테크놀로지 2.0' 해부
화질 개선은 디스플레이 업계 숙명적 과제다. 더 밝고 선명한, 그러면서 눈에 건강한 화면을 구현하기 위해 쉼없이 연구개발(R&D)에 메달린다.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는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자웅을 겨루는 불꽃 경연장이었다. 특히 LG디스플레이가 '메타 테크놀로지 2.0' 기술을 기반으로 현존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중 가장 밝은 패널을 선보여 큰 눈길을 끌었다.
◇수백억개의 렌즈 패턴…자연 모방 기술의 결정체
LG디스플레이는 메타 테크놀로지 2.0을 3세대 OLED 기술로 분류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 2013년 처음으로 55인치 OLED TV 패널(1세대) 양산 성공 이후, 2022년 중수소기술과 개인화 알고리즘으로 휘도를 향상시킨 EX 테크놀로지(2세대)를 뒤잇는 기술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양산하는 4K 55·65·77·83인치와 8K 77·88인치 등 대형 및 초대형 OLED TV 패널 라인업에 이 신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메타 테크놀로지 2.0은 화질의 요소 중 하나인 휘도를 기존 대비 약 42% 향상시킨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나온 OLED TV 패널 중 가장 밝은 3000니트를 달성했다. 3000니트를 지원하는 건 대형 OLED 패널 중 최초다. 2세대 OLED로 기술 격차를 확보한 데 이어 1년만의 성과로, 대형 OLED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했다는 평가다.
메타 테크놀로지 2.0은 LG디스플레이가 독자 개발한 △마이크로미터 단위 렌즈 패턴 '마이크로렌즈 어레이플러스(MLA+)' △휘도 최적화 최적화 알고리즘 '메타 멀티 부스터' △전계조 강화 알고리즘 '디테일 인핸서'를 결합한 결과로 탄생했다. 어떤 환경에서도 실제 눈으로 보는 것처럼 풍부한 자연의 색과 밝기를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MLA+'로 광추출을 극대화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424억개(77인치 4K OLED 기준)의 마이크로미터 단위 볼록 렌즈 패턴으로 최대한으로 빛을 끌어내고, 휘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술이다. 수백억개 초미세 렌즈를 균일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기술 난도가 매우 높다.
LG디스플레이는 1년간 축적한 빅데이터로 마이크로 렌즈 패턴의 각도를 최적화해 패널 내부 반사로 소실되던 소량의 빛까지 화면 밖으로 방출하도록 했다. 휘도가 높아지면 영상 명암차를 더욱 크게 표현할 수 있다. 이 기술은 곤충 눈에서 영감을 얻어 '잠자리눈 기술(Dragonfly Eye Technology)'로도 불린다. 잠자리가 수백만 개의 볼록한 겹눈을 통해 360도를 보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여기에 '메타 멀티 부스터'라는 알고리즘을 더했다. 영상을 다중 분석해 화질을 보다 정교하게 최적화한다. 컬러 휘도가 높으면 밝은 곳은 밝게,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만드는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 효과를 보다 잘 표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디스플레이는 MLA+와 메타 멀티 부스터 결합으로 기존 대비 114% 향상된 1500니트 컬러 휘도를 구현했다.
아울러 '디테일 인핸서' 알고리즘으로 영상 밝기에 관계없이 일관되고 정확한 색을 표현하는 전계조 화질을 강화했다. 계조는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의 차이를 의미한다. 3300만개(8K 기준) 화소의 빛을 하나하나 세밀하게 제어하는 OLED '픽셀 디밍' 기술에 신규 데이터 처리 기술을 더해 피사체의 고유한 색과 원작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하도록 했다.
이현우 LG디스플레이 대형 사업부장은 “제약과 한계를 뛰어넘어 인간, 자연, 환경과 완벽한 합을 이루는 메타 테크놀로지 2.0 기반으로 OLED TV 패널 시장에서 기술 초격차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밍 OLED에도 적용, 현존 최고속 응답 속도도 눈길
LG디스플레이의 OLED 신기술은 TV 패널을 시작으로 다른 제품 라인에도 확대 적용될 방침이다. 특히 빛 추출을 극대화하는 마이크로 렌즈 어레이 기술은 게이밍 디스플레이 패널에도 적용됐다. LG디스플레이가 게이밍 시장을 겨냥, 업계 최초 공개한 480㎐ 초고주사율 OLED 패널이 대표적이다.
게이밍용 OLED는 빠르게 전환되는 화면에서도 콘텐츠가 부드럽고 선명하게 느껴져야 하는 것이 최대 관건이다. LG디스플레이는 초당 480장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초고주사율로 현존 패널 중 가장 빠른 0.03ms 응답 속도를 실현했다.
마이크로렌즈어레이(MLA)를 적용, 화질 완성도를 높였고 어두운 장면에서 주변 사물이 화면에 비치는 '상 비침' 현상도 최소화했다. 또, 눈에 유해한 블루라이트 방출량은 LCD 대비 절반 수준이다. 두통 등을 일으키는 화면 깜빡임(플리커) 현상도 나타나지 않아 장시간 게이밍에도 눈의 피로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27인치부터 31.5, 34, 39, 45인치에 이르는 게이밍 OLED 패널 풀라인업을 공개했다.
34·39인치 패널은 울트라 와이드(21:9) 화면비로 쾌적한 게이밍 경험을 제공하며, 31.5인치 패널은 UHD(3840x2160) 해상도를 지원해 게임뿐 아니라 사무 작업·콘텐츠 감상 등 일상생활에서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
LG디스플레이는 “고주사율, 빠른 응답속도, 완벽한 블랙 등 OLED만의 차별화된 기술력에 20인치 대부터 40인치 대에 이르는 풀라인업을 기반으로 하이엔드 게이밍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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