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출근하고 저녁 도시락까지 싸주는 연구소…삼성 美SRA 가보니

[갤럭시 언팩] 삼성리서치아메리카 현장 르포 취재
PC·모니터 시작으로 현재 AI·6G·로봇 등 연구 주도
"'도그 프렌들리' 문화로 개발자들 일하고 싶은 곳으로 꼽혀"

[마운틴뷰=뉴시스] 윤정민 기자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위치한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 개가 순찰을 돌고 있다. 2024.01.21. alpaca@newsis.com

[마운틴뷰=뉴시스]윤정민 기자 = 18일(현지시간) 기자가 찾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의 한 기업 연구소. 이곳에 들어서자마자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제작한 경비용 로봇 개가 기자를 반겼다.

입구부터 최신 기술이 집약된 곳을 체감케 하는 연구소 한가운데에는 직원들이 쉴 수 있는 공원이 있는데 일부 직원은 자신이 키우는 반려견을 데려와 산책하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산책을 마친 뒤 반려견과 같이 연구소 건물로 들어가 일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이곳은 삼성전자 첫 인공지능(AI)폰 '갤럭시 S24' 개발을 이끈 해외 연구개발(R&D) 핵심 기지인 삼성리서치아메리카다.

컴퓨터부터 AI, 6G, 로봇까지 삼성 신기술은 SRA에서 나왔다

혁신 기술 산실에도 보기 힘든 반려견 동반 출근…삼성은 가능

[마운틴뷰=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위치한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리서치는 삼성전자의 모바일, 헬스 및 메디컬, 네트워크, 디스플레이, 가전 등을 포괄하는 디바이스 경험(DX) 부문 선행 연구개발 조직으로 국내외 14개국에 15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중 1998년에 설립된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는 2000년대 초반까지 PC, 모니터, HDD 등 하드웨어 연구에 주력해 왔다. 이후 카메라, 디지털 헬스,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 플랫폼, 음성 비서 등을 비롯해 최근에는 AI, 6G, 로봇 등으로 연구 범위를 확장했다.

SRA가 지금의 마운틴뷰 캠퍼스(3만5815㎡, 1만834평)에 자리 잡은 건 2015년이다. 마운틴뷰는 구글 본사 등이 위치한 대표적인 실리콘밸리 지역으로 SRA 캠퍼스 옆에는 미 항공우주국(나사) 연구소도 위치해 있다.

SRA가 현재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분야는 AI다. 특히 AI의 경우 SRA는 2018년에 산하기관인 SRA AI센터를 설립했다. 실리콘밸리 AI 전문가들과 협력하며 연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했으며 멀티디바이스 연결성을 강화하고 사용자 경험을 높이기 위해 사용자 개개인에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AI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마운틴뷰=뉴시스]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위치한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에서 노원일 SRA 소장(부사장)이 기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삼성전자에 따르면 현재 SRA에는 약 7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최신 기술을 앞다퉈 개발하는 실리콘밸리인 만큼 유능한 연구자, 개발자를 구하기 위한 채용 경쟁이 치열하다.

그런데도 SRA가 대규모의 연구 인력을 꾸릴 수 있는 건 식사 무료 제공, 반려견 사무실 출입 허용 등 상대적으로 우수한 직원 복지 때문이다.

SRA 관계자에 따르면 SRA는 혼자 사는 직원 등 집에서 밥을 챙겨 먹기 어려운 직원들을 위해 아침 식사도 제공하며 저녁에 도시락도 싸갈 수 있도록 한다.

특히 반려견 사무실 출입을 허용하는 기업은 실리콘밸리에서도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SRA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반려견을 자식처럼 생각하는, 반려견 혼자 집에 내버려두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며 우수한 인력이 SRA 입사를 희망하는데 '도그 프렌들리' 문화가 주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곳 연구원들이 '혁신적 탁월함의 토대가 되자'는 미션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미래 핵심 기술을 연구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노원일 SRA 연구소장(부사장)은 "기술 혁신 산실인 실리콘밸리 중심에서 삼성전자의 미래 모바일 성장 동력을 구상하고 이를 위한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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