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세트 ‘300만원 vs 9만원’…백화점-마트 설선물 양극화

김경욱 기자 2024. 1. 2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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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이 22일부터 본격적으로 판매하는 올해 설 선물세트. 롯데백화점 제공

고물가와 불황이 이어지면서 설 선물세트 판매시장에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주요 백화점들은 고가의 프리미엄 선물을 늘리며 고객 잡기에 나섰고, 대형마트들은 가성비를 높인 상품으로 명절 특수를 노리는 모습이다.

22일부터 일제히 설 명절을 겨냥한 선물세트 판매에 들어가는 백화점 3사는 모두 프리미엄 선물을 늘렸다. 2022년 명품 수요 확대 등으로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던 백화점 업계는 주 고객층인 고소득층이 경기 변동에 둔감한 점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상품들을 준비했다.

롯데백화점은 고물가와 불황으로 명절에 외식 대신 집에서 음식을 즐기는 수요를 겨냥한 한우 구이용 상품을 지난해 대비 10% 늘렸다. 한우 티본 토마호크 스테이크(39만원, 1.6kg), 한우 특수부위 스테이크(62만원, 2.0kg) 세트 등이 대표적이다. 장수천 무항생제 장어(18만원), 민영활어공장 생참치회(19만9천원), 프레스티지 사과·배·샤인머스캣·애플망고(25만5천∼27만5천원) 세트 상품도 판매한다.

상차림 품목을 줄이면서 질 좋은 상품을 찾는 고객을 겨냥한 ‘스몰 프리미엄’ 상품도 마련했다. 특히 100세트 한정 판매하는 한우 가격은 300만원, 150만원이다. 사과·배·한라봉(16만∼18만원), 사과·배·샤인머스캣(19만5천∼22만5천원) 세트 등도 선보인다. 3세트 한정 판매하는 아르망디 브리냑 엘에이(LA) 콜렉션 가격은 1250만원이다.

같은 날부터 전국 점포에 설 선물세트 특별판매 매장을 여는 신세계백화점도 초 프리미엄 상품인 5-스타(STAR) 한우와 청과 세트를 각각 20%, 10%씩 늘렸다. 대표상품으로는 명품 미각 한우(85만원), 명품 한우 만복(70만원), 한우 플러스 스테이크(45만원), 한우 만복(33만원) 등이 있다. 인기 과일(23만원), 프리미엄 참굴비 만복 (150만원), 탐라도 왕갈치 (50만원), 자연산 전복(50만원), 제주 옥돔(30만원) 등도 내놓는다.

현대백화점도 100만원대 이상의 프리미엄 선물 물량을 전년 대비 50% 이상 늘렸다. 한우 넘버나인(300만원), 한우 프리미어(200만원), 참굴비 세트(220만원) 등이 대표적이다. 혼합 과일 특선 세트(28만5천원), 샤인머스캣·사과·배·애플망고 세트(18만원), 사과·배 제주과일·샤인머스캣 세트(16만5천원) 등도 준비했다.

반면, 대형마트들은 가성비 상품으로 고객 지갑을 열게 하고 있다. 이마트에서는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16일까지 판매한 설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설을 앞둔 같은 기간 대비 20%가량 늘었다. 가격을 내린 한우세트와 샤인머스캣을 활용한 과일 세트, 3만원대 상품이 인기를 끈 통조림 세트가 매출을 이끈 결과다. 한우와 과일, 통조림 매출은 각각 37%, 60%, 29% 늘었다.

롯데마트에서는 10만원 이하 실속 한우세트와 과일 세트가 인기다. 5만원대인 충주 사과(5㎏)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2일까지의 예약판매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늘었고, 9만원대 한우 정육 세트도 매출이 70% 증가했다. 1만원을 밑도는 김 선물세트 매출도 2배가량 늘었다.

홈플러스는 경기 불황이 깊어지면서 극가성비 수요가 높아졌다고 판단해, 올해 설 예약판매 상품의 67%를 3만원대 이하 상품으로 꾸렸다.

한편, 이번 설을 앞두고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설 선물세트 가운데 20만원대 농·축·수산물 상품 물량을 지난해보다 최대 30%가량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가 오르면서 선물세트 구성 물품 단가 자체가 높아진 데다,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허용하는 명절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 가격선이 2016년 5만원에서 지난해 30만원으로 조정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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