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세계 5번째로 달 착륙 성공…“태양전지 고장에 곧 작동 멈출 듯”

이승훈 특파원(thoth@mk.co.kr) 2024. 1. 2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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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탐사선 슬림, 20일 달 표면 착륙
미국·옛 소련·중국·인도 이어 5번째
태양전지 발전 안돼 ‘반쪽성공’ 평가
일본 달 탐사선 슬림의 착륙 모습을 그린 이미지 [연합뉴스]
일본이 세계에서 5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했다. 하지만 태양전지 문제로 발전이 안 돼 반쪽짜리 성공이라는 내부 평가가 나왔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0일 0시께 달 탐사선 슬림(SLIM)이 달 상공 15km에서 강하를 시작해 약 20분 뒤 달 표면에 착륙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미국과 옛 소련,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가 됐다.

슬림은 지난해 9월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H2A 로켓 47호기에 설려 발사됐다. 이어 지난달 25일 달 궤도에 진입한 뒤 이달 15일 착륙 준비에 들어갔다.

전날 달 상공 15km까지 고도를 낮춘 슬림은 20일 0시께 달 표면을 향해 강하를 시작해 착륙 과정에서 맹렬한 속도를 급격히 줄여야 하는 ‘마의 20분’을 잘 넘긴 것으로 분석됐다. 슬림은 이번에 목표 지점 오차를 100m 이내로 줄이는 ‘핀포인트’ 착륙을 시도했는데, JAXA 관계자는 데이터 분석 등에 약 1개월 정도 걸릴 예정이지만 “성공했을 확률이 높다”는 설명이다.

다만 착륙 이후 통신은 연결됐지만, 태양전지가 발전하지 않는 상태가 됐다. 착륙할 때 기체의 자세가 흐트러져 태양전지에 태양광이 닿지 않는 상태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슬림은 ‘배터리 모드’로 전환됐는데, 배터리로는 슬림이 가동할 수 있는 시간이 몇 시간밖에 되지 않는다. 다만 태양의 기울기가 변해 태양전지에 햇빛이 닿으면 배터리가 소진되더라도 슬림이 다시 움직일 가능성은 있다. 애초 슬림은 달에 착륙한 뒤 태양전지로 발전해 특수 카메라로 달 표면 암석에 포함된 광물 종류 등을 조사할 예정이었다.

야마카와 히로시 JAXA 이사장은 “일단 착륙했다는 것으로 달 표면에 접근할 길이 열려 최저한의 성공을 했다”며 “(이번 프로젝트의 점수는) 겨우 합격인 60점”이라고 말했다.

20일 새벽 슬림의 달 착륙 성공 소식을 알린 뒤 JAXA 관계자가 슬림 모형을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일본은 JAXA 탐사선인 하야부사2가 2019년 7월 지구에서 약 3억4000만㎞ 떨어진 소행성 류구에 착륙해 표면에서 시료를 채취, 이를 지구에 보냈다.

다만 달 착륙 시도는 이전까지 실패가 계속됐다. JAXA는 2022년 11월 미국 아르테미스Ⅰ 미션의 우주발사시스템(SLS) 로켓에 초소형 탐사기 ‘오모테나시’를 실어 보냈으나, 통신 두절로 달 착륙에 실패했다.

이어 일본 벤처 우주기업 ‘아이스페이스’(ispace)가 개발한 달 착륙선도 지난해 4월 착륙을 시도하다가 달 표면에 추락했다.

한편 일본을 포함해 우주 강국 5개국은 최근 달 탐사에 심혈울 기울이고 있다. 1969년 아폴로 11호를 보내 달 착륙에 처음 성공한 미국은 이달 무인 달 착륙선인 ‘페레그린’을 보냈지만 달 착륙에는 실패했다.

페레그린은 미국의 우주기업 애스트로보틱이 개발했고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의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애초 내달 23일 달 앞면에 있는 폭풍의 바다 동북쪽의 용암지대 시누스 비스코시타티스에 착륙할 예정이었으나, 기술적인 문제로 결국 달 착륙에 성공하지 못하고 대기권으로 재진입해 연소됐다.

무인 달 착륙선 페레그린이 달에 착륙했을 때를 가정한 이미지 [NASA]
다음 달에는 미국의 또 다른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의 달 착륙선이 우주로 발사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전통적으로 달 탐사 업무를 관리해오던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 업계가 미국 착륙선의 설계와 운영을 주도하도록 하고 있다.

NASA는 2020년에는 유인 달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를 개시해 2026년 9월에는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애초 NASA는 올해 11월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운 탐사선을 달 궤도에 보냈다가 지구로 귀환시키고, 내년에는 이들을 달에 착륙시키는 아르테미스Ⅲ 임무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이를 1년씩 연기했다.

앞서 작년 10월에는 인도의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세계 최초로 달 남극 착륙에 성공해 주목받았다. 달 남극은 다량의 물이 얼음 상태로 존재할 가능성이 커 인류의 심(深)우주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이다. 인도 달 남극 착륙은 이번이 두 번째였다.

반면 러시아 달 탐사선은 인도보다 두 달여 전 달 남극에 착륙하려다 실패했다. 러시아의 무인 달 탐사선 ‘루나-25호’는 달에 착륙하다가 달 표면에 추락했다.

이 탐사선은 당초 달 남극 표면의 보구슬라우스키 분화구 북쪽에 착륙해 1년간 달 내부 구조와 연구와 물을 포함한 자원 탐사 등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착륙하지 못하면서 1976년 이후 47년 만에 시도된 러시아의 달 탐사는 실패로 끝났다.

중국은 지난 2013년 달 착륙에 성공했고 2019년에는 인류 최초로 ‘창어 4호’를 달 뒷면에 착륙시켰다. 2020년에는 ‘창어 5호’를 발사해 달 샘플을 채취해왔다.

중국은 오는 5월에는 ‘창어 6호’를 달 뒷면에 착륙시켜 암석과 먼지 샘플 등을 수집하고 지구로 가져오는 계획을 세웠다. 아울러 2026년까지는 ‘창어 7호’를 달 남극에 착륙시키고 2028년에 달 남극에 연구기지를 건설하며 2030년에는 유인 우주선을 보내겠다는 목표다.

지난 2020년 12월 달에서 채집한 표본을 갖고 지구로 귀환한 중국 무인 달 탐사선 창어 5호의 모습 [CN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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