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주목! 이 사람`] "정치에 과학 실종… 경단녀서 의원배지 단 혜택 돌려드릴 것"
대구 동구을 출마 준비
그는 전기도 안 들어오는 경남 창녕군의 한 마을에서 소달구지를 타며 유년시절을 보냈고 대구의 한 중학교에 입학해 학교에 없던 바이올린 현악반을 만들어 반장을 도맡았다. 학업을 중요시 여기던 아버지와는 '성적이 좋지 않으면 바이올린을 압수해도 좋다'는 각서를 쓴 채 늘 반에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다. 경북대 졸업 후 소선여자중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출산을 하면서 약 4년간 '경단녀'가 됐다. 교사 대신 공부를 택했고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UNCRD(유엔지역개발센터) 연구원, 위성정보공학과 교수로 활동하다 제21대 국회의원이 됐다.
국민의힘 비례대표인 조명희(68·사진) 의원의 얘기다. 조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와 만나 "보수적인 대가족에서 태어나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하지만 즐겁게 부딪히며 다양한 경험을 하니 그립기도 하다"고 했다.
조 의원은 교사로 일하다 남편을 만났고 결혼해 출산했다. 두 아이의 '엄마'와 맏며느리를 병행하는 것은 쉽지않았다. 조 의원은 대학원에 가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조 의원은 "집안의 맏며느리로서 집안을 살려야겠다고 느껴 친정에 아이를 맡기고 대학원에 들어갔다. 다들 '왜 대학원에 오려 하느냐'고 물었는데 '교수 되려 왔다'고 답했다"며 "여학생은 교수되기 어렵다고 만류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끝까지 도전 정신을 잃지 않았고 대학원에서 인공위성 정보 연구와 원격탐사 분야에 몰두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국내 지구관측 위성정보 분야 1호 박사가 됐다. 학위 취득 후 연구원으로서 일하고 경일대학교 위성정보공학과 교수가 됐다. 교수 재직 중 일본 도카이대 해양과학·기술대학원에서 공학박사(원격탐사·GIS 전공) 학위를 취득했다.
공학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던 그는 "정치에 과학이 없어서" 정치에 입문했다고 한다. 조 의원은 "국토관리를 평생 해 왔다. 지역의 발전, 국가 발전을 위해 우리나라 위성 연구에 투자했다"며 "기후위기는 기상위성을 통해 지표열 확인 등으로 원인과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도 위성으로 해류를 파악해 과학적으로 분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국회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닌 정쟁으로만 몰고가는 경향이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2대 대통령 존 애덤스는 '과학의 진보에도 불구하고 정치만은 3000년 전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했다"며 "국민 삶과 직결되는 문제에 비과학적 의사결정이 뒤섞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대구 동구을 출마를 준비 중이다. 조 의원이 오랫동안 살아온 지역인 만큼 자신의 특기를 살려 대구를 발전시키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그는 "시골에서 소달구지를 타던 제가 지구관측 위성정보 분야 1호 교수가 되고, 대학에서 벤처기업 운영, 해당 기술을 해외 수출까지 할 수 있었던 건 대한민국이라는 발전된 경제공동체가 베푼 좋은 환경 덕분"이라며 "국회에 입성했을 때 이 혜택을 돌려드려야 한다고 스스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국회 의정활동 대상과 국정감사 우수상을 4년 연속 수상했다. 대구 동구 지역 발전을 위해 '대구동구발전연구원'을 설립해 10번의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조 의원은 30년간 대구에서 대학교수로 재직한 경험을 바탕으로 보건·환경·복지·예술·문화·경제·교육·여성·청년 등 10개 분야 위원회를 구성해 지역 문제를 발굴해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조 의원은 앞으로 의정활동에서도 이 분야를 꾸준히 연구할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쳤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조 의원은 지역의 응급의료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느꼈다. 조 의원은 "근래 '수도권 소재 대학병원' 9곳에서 분원 11개 설립(도합 6,600병상 증가 전망)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 동구와 포항, 경주, 영천, 경산 등 지역은 인구가 100만명이 넘는데 상급종합병원 시설이 없다"며 "골든타임을 놓치는 주민이 없도록 국가 첨단의료복합단지 균형발전 토론회, 대구동구발전연구원 주최의 관련 토론회들을 연속으로 여는 등 상급종합병원 유치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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