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의외의 암초 만났다…원희룡·김경률 뜨자 지역위원장들 ‘뒤숭숭’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ddoku120@mk.co.kr) 2024. 1. 2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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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공천’ 논란에 與 분위기 ‘뒤숭숭’
與당협위원장들 “답은 정해져 있는 것 같아”
당 지도부 “공정한 공천 속 최선의 선택할 것”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김경율 비상대책위원과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4·10 총선이 8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 당협위원장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김경율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를 공식 석상에서 ‘깜짝 발표’하면서 당협위원장들 사이에서는 ‘낙하산 공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공정한 공천이 이루어지길 바랄 뿐”이라면서도 “한편으론 결과가 정해져 있는 것 같아 허탈한 마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21일 여권에 따르면 ‘격전지’로 꼽히는 지역의 당협위원장들은 ‘낙하산 공천’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최근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김경율 비대위원을 공개적으로 띄운 이후 이같은 우려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수도권의 한 당협위원장은 “이번 김경율 비대위원의 마포을 출마 선언을 보고 솔직히 좀 걱정됐다”며 “비대위 입장도 이해되지만, 오랜 시간 지역을 지킨 당협위원장들의 마음도 헤아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 당협위원장들도 굉장히 걱정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다른 수도권 지역의 당협위원장 역시 “비대위와 공관위의 공정한 공천 심사를 믿고 있다”면서도 “불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김성동 국민의힘 마포을 당협위원장. [사진 = 김성동 위원장 페이스북]
‘김경율 마포을 출마’ 발언을 서울시당 신년인사회 현장에서 직접 들은 김성동 마포을 당협위원장 역시 “마음이 무겁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논란 이후 한 비대위원장이나 김 비대위원에게 직접 연락이 온 것은 없다. 그러나 괘념친 않는다”면서도 “그 현장에서 돌발적으로 김 비대위원이 출마한다고 말한 것은 모욕적으로 느껴졌다”고 했다. 그는 “모든 당협위원장들이 불안해 하기도 하고 적지않은 고민도 있을 텐데, 그런 것을 헤아려주는 따뜻한 동지애와 배려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만족시킬 수 있는 공천은 없을 것”이라며 “공천 결과에 대해 왈가왈부하기보다도, 공천 전에 전격적으로 (김 비대위원 출마) 발언이 있었던 것이 충격이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가 전날(18일) 전국 당협위원장 일괄 사퇴를 의결한 데 대해서는 “이번 저의 일과 관련된 것 같다”며 “시기적으로 보면 사전 공지 없이, 또 당협위원장들에게 양해 구하지 않고 일괄 사퇴를 의결한 것이다. 이런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윤형선 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당협위원장. [사진 = 매경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을 10년 넘게 지켜온 윤형선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역시 걱정이 크다.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이 대표를 잡겠다’며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윤 위원장은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총선 전 바람을 일으킨다는 의미에서 여기저기 새로운 전략공천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열심히 준비한 당협위원장들이 그냥 떨어져 나가는 것은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지역은 매우 상징적인 지역이다. 우리 지역의 선거 구도에 따라 전체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며 “원 장관이 출마하는 것은 굉장히 좋지만, 만약 원 장관이 이 대표와 오차범위 밖으로 나가서 패배한다면 당에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몇 년간 준비한 사람들이 정당한 이유 없이 탈락한다면 박탈감이 클 것 같다”며 “합리적인 공천이 진행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서울 중구 정보통신기술 전문기업 더비즈온에서 ‘함께하는 AI의 미래’ 민당정 간담회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공동취재]
당 지도부는 당협위원장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최선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한 지도부 관계자는 “공천 시비는 어떤 선거든 매번 있었다”며 “우리는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전사가 필요하다. 이기기 위해서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협위원장들의 입장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총선 판을 놓고 봤을 때 이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총선은 공정하게 진행될 것이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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