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서연고 합격 포기 수험생 1343명···교차지원 증가·의대 쏠림 때문

최근 5년 새 최대…의대 합격 포기자는 줄어

지난해 11월 서울 시내의 한 대학교 의과대학. 연합뉴스

올해 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 합격하고도 등록을 포기하는 수험생이 최근 5년 새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1일 종로학원이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의 최근 5년간 정시모집 등록포기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세 대학에 최초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은 수험생은 134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학년도부터 2023학년도 사이 5년간 가장 많은 숫자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정시합격자 중 등록포기자는 2019학년도 1062명, 2020학년도 1047명, 2021학년도 900명, 2022학년도 1301명이었다.

여기에는 2022학년도 이후 정시모집 선발 규모 확대와 통합수능 도입으로 인한 교차지원 증가 등 복합적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종로학원은 분석했다. 특히 이과에서 문과로 교차지원한 학생들이 이공계열 학과에 중복합격해 빠져나가면서 인문계열 학과의 등록포기인원이 증가했다.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약대 학부 선발이 재개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정시모집에서 등록포기율이 가장 높았던 학과는 자연계열에서 서울대 간호대학(48.1%),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130.0%), 고려대 컴퓨터학(91.2%)이었다. 인문계열에서는 서울대 자유전공학부(36.7%), 연세대 경영대학(79.1%), 고려대 경영대학(69.7%)의 등록포기율이 높았다. 의대 합격 후 포기자는 2019학년도 26명, 2020학년도 15명, 2021학년도 13명, 2022학년도 16명, 2023학년도 12명이었다. 서울대 의대에서는 최근 5년간 정시 합격 포기자가 한 명도 없었다.

올해 입시에서는 이들 세 대학의 모집인원과 지원자가 증가하고, 의대 쏠림 현상이 여전한 상황이라 전년보다 정시 합격 포기자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서울대 첨단융합학부 신설 등의 영향으로 2024학년도 서울·연세·고려대 정시모집 인원은 지난해보다 222명 증가했다. 세 대학 정시모집에 지원한 수험생은 2만3639명으로 최근 5년 새 가장 많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등록포기 인원이 전년보다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각 대학의 추가합격자 발표 일정과 통보방식 등을 정확히 체크해야 한다”며 “중복합격이 발생할 경우에 등록금을 납부해야 하는 시간이나 등록포기 대학에 대한 취소통보 방식 등도 사전에 숙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시모집 합격자 발표는 고려대가 이달 26일, 서울대는 다음달 2일, 연세대는 다음달 6일로 예정돼 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