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증시 거꾸로 가는 이유는 ··· 이남우 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日 정책 주목하라”

김정석 기자(jsk@mk.co.kr) 2024. 1. 2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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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윤석열 대통령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 해소 움직임을 두고 ‘적극 찬성’ 의사를 드러냈다.

지난 17일 윤 대통령은 금융과 자본시장을 주제로 열 민생 토론회에서 ‘기업밸류업 프로그램’ 등 국내 증시의 부흥을 위한 각종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21일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논평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의지 적극 환영한다”며 “기업 가치를 장기간 파괴해온 상장기업들이 결자해지해야 코리아 디스카운트 본격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국내 증시의 온도가 일본과 엇갈리는 원인으로 일본거래소의 거버넌스 개혁 프로그램을 꼽았다.

그는 “일본 주가는 올해 들어 9% 상승했고 지난 1년간 37% 올랐으나 반면 한국은 올해에 8% 떨어졌고 1년 동안 3% 오르는 데 그쳤다”며 “이는 일본거래소가 중심이 되어 지휘한 상장사 거버넌스 개혁에 많은 기업들이 따라줬으며 국제금융시장에서 일본의 의지를 믿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일본 거버넌스 액션 프로그램의 핵심이 “기업이 매출과 이익의 성장에만 집중하지 않고 주주 입장에서 자본비용과 투자 효율성을 따져보는 것”이라며 “(경영진이 아닌) 이사회가 중심이 돼 주가 저평가 원인을 따져본 뒤 해결책을 공표하고 이를 주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피드백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에는 국제 금융 시장에서 일본보다 한국 투자가 낫다고 얘기했지만 지금은 정반대”라며 “우리 기업들은 제품과 서비스가 더 좋지만 거버넌스 낙후로 투자 매력도가 형편없이 떨어지면서 일본 경쟁사에게 완패 당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일본의 액션 프로그램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한다면 국내 우량주 종목의 주가가 3배까지 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이 회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의 열쇠는 재무상태표에 숨겨져 있다”며 “현대차 PBR이 0.5배이고 삼성전자가 대만 TSMC 대비 PBR 기준 1/3 수준에 거래되는 이유는 대주주 및 경영진 의도대로 재무상태표가 방만하게 관리돼 일반 주주에게 돌아가야 할 현금이 회사 곳간과 비핵심 자산에 묶여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미일 주주총수익률 및 투자시 원금 변화 [자료=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이 회장은 국내 기업의 거버넌스 문제를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배경으로 꼽았다.

그는 “국내 투자자나 외국인은 위험자산임에도 채권금리보다도 못한 투자성과를 가져다주는 한국 주식이 매력 없다고 생각한다”며 “MSCI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 주식은 과거 3년간 연 평균 2% 손실을 내면서 2% 배당수익률 감안하면 2021년부터 3년간 매년 평균코스피는 4% 하락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과거 10 년간 코스피 주가 상승은 제로에 가까운 반면 거버넌스 개혁을 철저히 수행하고 있는 일본 증시는 3년간 연 12%의 투자 성과를 냈다”고 말을 이었다.

논평에는 오리온의 레고켐바이오 인수에 대해 ‘후진적 기업 거버넌스 사례’라고 비판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 회장은 “투자자들은 두자리수 영업이익률 내는 우량 제과 회사에 투자했는데 갑자기 의사와 상관없이 이름도 생소한 바이오 회사에도 투자하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또한 “오리온 사례가 상법 개정을 통해 이사의 충실 의무에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추가해야 하는 이유를 드러냈다”며 “국내에서는 대주주가 일방적인 의사 결정을 내릴 때 이를 경영진과 권력기관 출신 중심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회는 반대를 못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금융 당국은 주가 디스카운트 문제를 제공한 당사자인 상장사들이 결자해지 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면서 성공하길 바란다”며 “윤 대통령이 강조한 대로 자본시장은 계층의 고착화를 막고 사회의 역동성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장터”라며 논평을 끝맺었다.

한편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오는 2월 5일에 관련 공개서한을 발표하고, 19일에는 일본 거버넌스 전문가를 초청해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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