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원희룡 계양을 출마, “연고 없이 왜 와”vs“경쟁력 기대”
"연고 없어 믿음 가지 않아, 애정도 안느껴져"
"정치·행정 경험 다양, 이재명에게 이길 수 있어"
"이재명도 계양 연고 없어, 정당 보고 투표할까"
[인천=이종일 이데일리 기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인천계양을(계산동·계양동) 국회의원 후보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유권자들의 평가가 엇갈렸다. 일부 주민은 원 전 장관이 계양과의 연고가 없는 점을 비판했고 일부 주민은 다양한 정치·행정 경험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18일 오후 5시께 인천 계양구 계산동 계산역 근처 한 버스 정류장 앞. 건물 벽에는 윤형선 국민의힘 계양을 예비후보의 얼굴모습이 담긴 대형 홍보현수막이 부착돼 있었다. 현수막은 화려했지만 도로를 지나가는 시민의 눈길을 사로잡지는 못했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주민 김모씨(40대·남·계산동)에게 4·10총선에 대한 의견을 물으니 “계양과 연고가 없는 원희룡 전 장관이 여기로 온다는데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국회의원이 2022년 6월 보궐선거 때 계양을로 출마한 것도 계양과 연고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현수막이 붙어 있는 윤형선 예비후보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 전 장관이 장관 시절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과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지 못한 것 때문에 실망스러웠다는 의견도 보였다. 김씨는 “이번 선거에서는 인물보다 정당을 보고 투표해야 하나 고민이다”고 설명했다.
원 전 장관은 제주 출생으로 그곳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다녔고 서울대 졸업, 사법시험 합격 뒤 검사로 임용돼 전국 지방검찰청에서 근무했다. 퇴직하고는 서울 양천갑에서 국회의원 3선을 했고 제주도지사로 재선했다. 계양과는 직접적인 연고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산동 계양구청 주변에서 만난 일부 주민도 원 전 장관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보였다. 건물 경비원인 임모(70대·남·계산동)씨는 “원 전 장관이 제주지사 할 때 외국인 토지매매를 규제하지 않아 중국인들이 제주도 땅을 대규모로 매입했다”며 “중국인에게 땅 팔아먹은 것으로 보여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씨는 “국토부 장관 할 때도 잘한 것이 없었다”며 “이재명 대표도 1년 6개월 정도 여기서 국회의원 하면서 잘한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이 대표는 나중에 대통령 되면 계양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원 전 장관, 이재명과 붙어 당선 가능”
반면 일부 주민은 원 전 장관의 경력을 높이 평가하며 지지 입장을 보였다. 횡단보도 앞에 있던 이모 씨(70·남)는 “원 전 장관은 국회의원 3선 경험이 있고 제주지사와 국토부 장관을 거쳐 정치·행정 능력이 뛰어나다”며 “나는 계산동에서 23년째 살고 있는데 원 전 장관처럼 일 잘하는 사람이 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원 전 장관은 대통령 후보 경험도 있고 인지도가 높아 이재명 대표와 붙어 이길 수 있다”며 “이 대표는 범죄 혐의자여서 또 당선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계산동 한 공원에서 만난 주민 송모씨(70대·남)는 “원 전 장관이 계양을 국회의원이 되면 좋겠다”며 “다양한 정치·행정 경험이 있어 중량감이 느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서 윤형선씨가 후보로 나오면 또 떨어진다”며 “이재명 대표를 이기려면 원 전 장관이 제격이다”고 평가했다. 또 “계양은 원도심 재개발 등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며 “이재명 대표가 국회의원 하면서 달라진 것이 없었다. 원 전 장관이 와서 주거교통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종일 (apple2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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