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했지만 ‘이변’은 없었는데…‘우승 후보’ 韓·日, 나란히 고개 숙였다

이정빈 2024. 1. 2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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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이정빈 기자 = 충격적인 결과가 연이틀 나왔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우승 유력 후보인 한국과 일본이 원치 않은 장면을 연출했다. 대회 전 결승에서 ‘한일전’을 벌일 것이란 기대가 무색하게 두 국가 모두 조별리그조차 1위로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약체로 평가받은 국가들이 약진하면서 강호들이 고전하고 있지만, 이변을 당한 건 두 국가뿐이다.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손흥민(31·토트넘)이 선제골을 터트리며 먼저 앞섰지만, 요르단의 반격에 당한 클린스만호가 불만족스러운 결과를 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인 한국이 87위 요르단을 상대로 답답한 경기력 속 승점 1점 획득에 그쳤다. 전반 9분 만에 손흥민의 페널티 킥으로 기세를 잡았지만, 이 기세는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무사 알타마리(26·몽펠리에)을 활용한 역습과 세트피스 전략을 내세운 요르단이 한국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요르단은 전반 37분 코너킥 상황에서 박용우(30·알아인)의 자책골을 유도하더니, 전반 추가시간 6분엔 야잔 알나이마트(24·알아흘리)가 중거리포로 역전을 일궈냈다.



다급해진 클린스만 감독은 전반전 부진했던 이기제(32·수원삼성)와 박용우를 빼고 김태환(34·전북현대)과 홍현석(24·KAA 헨트)을 투입해 변화를 가져갔다. 후반전 한국의 일방적인 공격이 계속됐지만, 요르단의 벽은 견고했다. 결정적인 장면을 만드는 데도 고전한 한국은 후반 추가 시간 1분 상대 자책골로 가까스로 패배를 면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불리자 한국 선수들의 표정엔 실망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무승부를 거둔 한국(골득실 +2)은 요르단(골득실 +4)에 골득실이 밀린 2위로 말레이시아전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요르단과 경기를 통해 16강 조기 확정을 원했던 클린스만 감독의 계획이 산산이 조각났다. 가뜩이나 부상자가 많은 상황에서 빡빡한 대회 일정을 버티기 위해 로테이션이 필수인데, 그럴 여유가 사라졌다.

한국이 충격적인 결과를 받기에 앞서 또 다른 우승 후보인 일본은 참사의 주인공이 됐다. 일본은 19일 열린 이라크와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아이멘 후세인(27·알자지라)에게 멀티골을 내주며 1-2로 패했다. 이 패배로 인해 일본은 ‘우승 1순위’라는 평가가 무색해졌고, 조별리그 3차전 인도네시아전 승리를 거둬도 조 1위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라크전 일본은 경기 내용과 결과를 모두 챙기지 못했다. ‘에이스’ 쿠보 다케후사(22·레알 소시에다드)가 출격했지만, 그는 처참한 경기력 속 61분만 소화하고 교체 아웃됐다. 첫 경기에서 멀티골을 넣었던 미나미모 타쿠미(29·AS 모나코)도 이렇다 할 활약 없이 패배를 지켜봤을 뿐이다. 공격 문제가 심각했지만, 수비 불안감이 절정에 달했다. 특히 베트남전 실수로 비판을 받았던 스즈키 자이온(21·신트트라위던)이 이번에도 대형 사고를 쳤다.

자이온은 전반 5분 상대의 크로스를 제대로 쳐 내지 못했고, 자이온이 차려준 먹잇감을 포착한 후세인이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에도 자이온의 경기력은 안정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렇다고 일본의 다른 수비수들이 제 몫을 한 것도 아니다. 일본의 4백은 이라크의 속도와 높이에 고전하며 시종일관 휘둘렸고, 서로 호흡이 맞지 않는 장면도 여러 차례 나왔다. 이를 극복하지 못한 ‘모리야스 재팬’은 고개를 떨궜다.

앞서 이란, 호주, 카타르 등 한국과 일본 다음으로 우승 가능성이 높은 강호들이 약체들에게 고전하긴 했지만, 이들은 끝끝내 승리를 거뒀다. 이들과 반대로 고비를 넘지 못한 한국과 일본은 발목을 잡히며 16강 진출을 확정하지 못했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앞둔 한국과 일본은 각각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를 만난다. 공교롭게도 한국인 감독이 이끄는 두 국가에 앞으로의 대회 판도가 달렸다. 경기 결과에 따라 한국이 E조 1위를 차지하고, 일본이 D조 2위를 유지한다면 운명의 한일전이 16강에서 벌어진다. 다만 일격을 맞은 두 국가가 16강에서 만날 가능성은 하루 사이에 크게 줄어들었다.

사진 =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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