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건설, 급한 불은 껐지만...미분양 해소 난제

최용준 2024. 1. 2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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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건설, 급한 불은 껐지만...미분양 해소 난제


[파이낸셜뉴스]신세계건설이 구원투수로 나선 금융권과 그룹의 지원으로 급한불은 끌 것으로 보인다. 당장 상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 상환에는 파란불이 켜졌다. 다만, 대구 미분양 적체 등으로 악화된 재구무조 개선에는 한계가 있어 향후 신세계그룹의 추가지원이 이어질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신세계건설, 유동성 고갈위기 넘겨
2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이 발행하는 2000억원 사모사채를 KDB산업은행(1400억원)과 신세계아이앤씨(600억원)가 각각 매입하기로 했다.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은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 상환에 투입될 전망이다. 지난해 3·4분기 기준 신세계건설 총차입금은 3785억원으로 2022년말 1125억원대비 3배이상으로 급증했다. 이중 단기차입금은 1700억원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총 1100억원 만기가 돌아온다. 반면 유동비율은 지난해 3·4분기 기준 81.9%다. 통상 100% 미만은 1년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갚아야할 부채보다 작다는 의미로 유동성 위험신호다.

신세계건설의 재무구조는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3·4분기 누적 기준 신세계건설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1조1601억원, 903억원 규모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6.6%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동기(137억원) 대비 적자전환됐다. 또 당기순손실은 767억원으로 손실로 돌아섰다. 부채비율도 2022년 265.0%에서 지난해 3·4분기 기준 470.0%로 증가했다. 부채비율 300%를 넘으면 고위험으로 본다.

신세계건설은 2000억원 조달외에 신세계영량호리조트와 합병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오는 25일 신세계건설은 이마트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신세계영랑호리조트와 합병한다. 신세계영랑호리조트는 지난해에 3·4분기까지 매출 약 38억원, 영업손실 13억원, 당기순이익 384억원을 기록했다. 합병후 신세계건설의 자산과 부채는 1조356억원, 7519억원에서 단순합산시 각각 1조861억원, 775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를 기준으로 합병 후 부채비율은 약 249.1%로 2022년 265%에 비해 줄어든다. 합병 후 이마트의 신세계건설 최대주주 지분은 42.7%에서 70.46%로 높아질 예정이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추가 자금 필요시 보유 자산 매각 등 다양한 경로로 유동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그룹 추가 지원 전망
다만, 건설업계에선 이번 회사채 발행에도 여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신세계건설의 미분양 부담이 적지 않아서다. 한기평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3·4분기 기준 공급과잉 지역으로 꼽히는 대구에서 총 6291억원의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이중 분양률이 저조한 빌리브헤리티지, 빌리브루센트, 빌리브라디체 등 사업장의 총 도급액은 3300억원이다. 분양률은 각각 22.6%, 21.6%, 22.9%로 저조하다. 한기평 관계자는 "분양경기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돼 단기간 수익성 개선여력은 제한적이다"며 "공사대금 회수 지연에 따른 현금흐름 저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건설·금융업계는 신세계 기업집단 내 52개 기업(상장 7개, 비상장 45개) 중 자금력을 갖춘 곳의 추가 지원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신세계영랑호리조트만으로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롯데그룹과 유사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22년 12월 롯데건설 역시 롯데물산과 롯데케미칼로부터 각각 1100억원, 50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았다. 롯데건설은 2000억원 주주배정증자(유상증자)를 실시하기도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건설에 대한 자금보충, 자금대출, 차입금 지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이 고려될 수 있다"며 "신세계건설이 제3자 유상증자를 하면 신세계 계열사 중 현금이 풍부한 곳이 출자하는 방식 등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신세계건설의 유동성 흐름을 상시 모니터링해 필요시 그룹 차원의 자금 지원 등 다각적 지원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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