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유럽 교두보'로 폴란드 낙점...동남아→동유럽으로 시장 확장

김나경 2024. 1. 2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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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올해 폴란드 코리아데스크 설치 및 폴란드 현지은행과 협업 강화
기업여신 등 기업금융+무역금융 방점
'유럽 물류 요충지' 폴란드에 국내銀 진출 잇따라
헝가리도 급부상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전경. 사진=국민은행 제공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사진=국민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KB국민은행이 향후 유럽 금융시장 교두보로 폴란드를 낙점하고 올해 '코리아 데스크' 개설을 추진한다. 지난 2018년 5월 영국 런던지점 문을 연 지 6년 만의 유럽 진출이다. 동남아시아 신흥시장에 유럽 시장으로 사업 영토를 확장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 올해 폴란드에 둥지 튼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폴란드에 사무소(Korea Desk)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 2022년 10월 업무협약을 맺었던 폴란드 페카오은행과의 협업도 강화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이 폴란드에 진출할 시 △기업여신 △폴란드 진출 국내 기업 및 현지 협력기업 △보증서, 신용장 등 무역금융 분야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영국 런던지점이 담당하던 유럽·아프리카·중동지역 CIB(투자 및 기업금융) 허브 역할 일부가 폴란드 사무소로 분산될 수도 있다.

앞서 국민은행은 페카오은행과 협약을 맺고 "페카오은행의 기업금융 노하우와 국민은행의 한국계 기업 지원 역량을 결합해 폴란드와 중동부유럽 지역 영업력을 강화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은행이 폴란드 사무소 설치를 추진하는 건 최근 폴란드 금융시장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폴란드는 지난해 인구 약 3780만명, 명목 국내총생산(GDP) 7557억달러(전망치) 시장으로 7개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전통적으로 유럽연합(EU) 역내 무역의존도가 높았지만 최근 한국·중국·일본·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와 교역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어 한국기업의 진출 유인이 크다. 실제로 2021년 폴란드 대(對)한국 수출은 23.9% 늘었고, 수입은 24.1% 증가했다. 같은 해 우리나라가 폴란드와 교역에서 벌어들인 흑자 규모는 약 68억달러에 달한다.

국내기업들의 진출이 늘어 한국 '리딩뱅크' 국민은행이 진출할 이유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1993년 대우전자 진출로 한국기업 투자가 본격화된 후, 폴란드는 국내기업의 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자동차·전자제품 생산기지가 됐다.

2008년 폴란드 남부 지방에 자동차 분야 투자, 2016년 LG화학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 투자 등 국내기업 투자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포스코, 인천공항공사도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사업, 방산분야 등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포스코는 2021년 폐배터리 법인을 설립했고,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공장 등 배터리 생산업체도 집중돼 있다. 폴란드는 K-뷰티, K-방산에 관심이 높아 이들 분야에서의 협력도 이어질 전망이다.

동유럽으로 가는 은행들, 헝가리도 급부상
올해 폴란드 사무소 추진은 국민은행의 '투트랙(two-track)' 해외진출 전략에도 부합한다.

국민은행은 성장잠재력이 높은 신흥국 시장과 선진금융시장으로 나눠 해외 진출에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신흥국 시장에서는 △리테일(개인 고객 등) 네트워크 구축 △공급망 금융 △디지털 상품 등에 중점을 두는 전략이다. 미국 뉴욕 등 선진금융시장에서는 CIB와 자본시장 업무에 초점을 맞춘다.

예컨대 일본 도쿄지점은 현지기관 협업을 중심으로 기업금융에 중점을 두고, 뉴질랜드 오클랜드지점에서는 주택 모기지와 현지 기업금융에 집중하는 것이다. 현재 국민은행은 총 6개 현지법인과 9개 해외지점을 운영 중으로 전세계 12개 국가·15개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다른 시중은행들도 동남아에서 동유럽으로 시선을 확장해 진출을 적극 추진 중이다.

폴란드와 마찬가지로 7개국과 국경을 접한 '물류 요충지' 헝가리도 급부상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헝가리 중앙은행에 현지 사무소 개설 인가를 신청했다. 오는 3월 안에 승인 절차를 마치고 수도 부다페스트에 문을 열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1994년 독일 감독청에서 인가받은 '유럽신한'을 설립한 후 2014년 폴란드, 2021년 헝가리 사무소를 열고 동유럽 소재 고객기반을 넓히고 있다.

우리은행은 독일 기반 유럽법인 '유럽우리은행'을 통해 국내외 기업 IB금융 서비스와 수출입 결제, 외화송금 등 현지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우리은행은 삼성전자, 현대차 등 한국기업 현지법인이 다수 포진한 폴란드 카포비체에 2017년 폴란드 사무소를 열고, 향후 폴란드지점으로 승격시킬 계획이다. 2021년에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유럽법인 소속 헝가리 사무소를 열기도 했다. IBK기업은행 또한 폴란드 사무소를 법인으로 전환키로 하고 이를 위한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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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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