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까지 꺼지니'..SK온, 흑자전환 올 하반기나 가능
[파이낸셜뉴스] 전기차 수요가 급격히 둔화하면서 기대를 모았던 SK온의 흑자전환 시기가 결국 올해로 미뤄지게 됐다. 올해도 배터리 판매가격 하락과 금리 부담 등으로 상반기 흑자전환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의 생산세액공제(AMPC) 규모가 턴어라운드의 변수로 떠올랐다.
SK온 영업손실이 예측되는 이유는 배터리 판매가격 하락, 금리 부담 지속 및 전방 수요 둔화 등이 복잡하게 얽혀서다.
가장 큰 이유는 배터리 판가 하락이다. 전기차 배터리 판매가격은 니켈, 리튬 등 핵심광물과 일정한 시차(약 3~4개월)를 두고 연동되는데, 광물가격이 지난해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연초 t당 3만달러를 웃돌았던 니켈 가격은 9월 2만달러, 12월 말에는 1만6000달러까지 떨어졌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많이 사용하는 수산화리튬도 3월 t당 7만2600달러에서 11월 2만800달러로 급락했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4·4분기 SK온의 배터리 판매가격이 전분기 대비 10%가량 떨어졌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리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SK온은 지난해 연결 기준 3·4분기 단기차입금이 전년 동기 대비 14.4% 늘어난 5조6505억원, 사채 및 장기차입금이 53.2% 증가한 7조7560억원이라고 공시했다. 단기차입금은 돈을 갚아야 하는 기한이 1년 이내에 도래하는 차입금으로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다. 아직 4·4분기 내역은 공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차입금 규모가 직전분기 대비 늘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SK온의 변동비 증가로 부담이 커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변동비는 제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재료비나 부품비, 연료비 등이 포함된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4·4분기 SK온의 변동비가 전분기 대비 9.7% 늘어난 1킬로와트시(kWh)당 102달러로 분석했다.
다만 공장 수율 개선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 생산세액공제(AMPC) 확대가 예상되는 점은 위안거리다. 업계는 현재 미국 내 SK온 공장 수율이 80% 후반에서 90% 초반을 형성하고 있다고 본다.
AMPC도 늘어날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4·4분기 SK온이 받은 AMPC 규모를 2351억원으로 예측했다. 예측이 맞다면 SK온이 지난해 받은 AMPC 규모는 6100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AMPC는 자동차, 배터리, 태양광 등 기업이 미국 현지에서 친환경 제품을 생산할 경우 조건에 따라 세액 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IRA 세부조항이다. 배터리 셀 1kWh당 35달러, 배터리 모듈은 45달러를 받는다.
증권업계는 전기차 수요 침체 등을 고려해 올해 3·4분기에나 SK온의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앞서 김준 SK그룹 부회장은 지난해 3월 열린 SK이노베이션 주주총회에서 “2024년에는 SK온 연간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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