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기자회견? 단독 인터뷰?...리스크 대응 고심하는 용산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이태원참사특별법) 거부권 행사 여부,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등 다양한 과제를 한꺼번에 마주한 대통령실이 여론을 살피며 리스크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등으로 국회에 쏠려있던 이목이 대통령실로 향하면서 대통령실은 신년 기자회견 등 국민들과 소통하기 위한 다양한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태원참사특별법 거부권 행사 여부에 대해 당분간 시간을 두고 내용 검토와 여론 수렴 절차 등을 거칠 예정이다. 특별법 내용 자체가 반헌법적이라 거부권 행사 대상에 해당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피해자들이 원하는 법안인 만큼 고심을 거듭하겠다는 게 대통령실의 입장이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숙고 기간을 모두 채운 뒤 결국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헌법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법안 정부 이송 시점부터 15일 이내에 해야 하도록 하고 있다. 이태원참사특별법은 지난 19일 이송됐다.
소강상태인 듯했던 김 여사의 명품백 의혹도 예기치 않게 여당에서부터 재점화되자 대통령실이 대응에 나섰다. 그동안 명품백 의혹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던 대통령실은 지난 19일 "치밀한 기획 아래 영부인을 불법 촬영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대통령실이 더 이상 전면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미묘한 갈등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또한 대통령실에는 부담이다. 한 위원장이 최근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의 서울 마포을 전략 공천을 암시하는 발언들을 내놓자 정치권에서는 한 위원장이 대통령실을 제치고 공천에 대한 그립력을 직접 쥐고 가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엔 한 위원장이 김 여사 명품백 의혹과 관련해 "아쉬움이 있다"고 말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지난 18일 "기본적으로는 함정 몰카이고 그것이 처음부터 계획된 게 맞다"면서도 "그렇지만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께서 걱정하실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저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참모들은 불쾌감과 우려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같은 기류가 표출되면 총선 전까지 '공천 갈등' 프레임이 만들어질 수 있는 만큼 관련 발언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이처럼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들이 쌓여가자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개최 여부에 대한 고심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 안부터 시작해 기자회견 대신 기자들과 김치찌개 회동을 하는 안, 특정 언론사와 단독 인터뷰를 하는 안 등 다양한 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느 한 가지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거나 한 것이 아니고 다양한 안이 동시다발적으로 논의되고 있다"며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을 포함해서 A안을 하고 B안을 하는 안, A안만 하는 안, B안만 하는 안 등 그 순서와 가지 수까지 모든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주 이태원참사특별법이나 명품백 의혹, 당정갈등, 기자회견 등 첨예한 사안들에 대한 메시지는 최대한 줄이고 민생 경제 회복 의지를 재차 강조하는 식으로 리스크를 관리할 전망이다. 해당 대통령실 관계자는 "당의 문제는 당이 알아서 할 일이기 때문에 특별히 언급할 것이 없고 명품백 의혹에 대해서도 더 이상 설명할 계획은 현재로선 없는 상황"이라며 "대통령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단연 민생이다. 민생 챙기기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태원참사특별법 거부권 행사 여부에 대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숙고 및 검토한 뒤 결정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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