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플러스] 구부정한 등, 치료가 필요해

2024. 1. 2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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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정한 등, 딱딱하게 굳은 라운드숄더 등으로 진료실을 찾는 환자분들이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현대인의 근골격계 질환은 대부분 장시간의 스마트폰 사용, 업무 시 바르지 못한 자세, 장시간의 운전 등으로 인해 기인한다. 최근에는 웰빙(well-being) 문화가 확산되면서 요가, 등산, 테니스, 스트레칭, 풋살, PT 등을 꾸준히 하는 사람도 많다고 하지만, 운동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대인의 숙명이라고 말하는 쪽이 더 많은 듯하다.

지상파, 종편, 유튜브 등에서 많은 의학정보 프로그램을 접하면서 이제 척추(허리), 경추(목) 건강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는 듯하다. 그에 반해 많은 의료진들이 목, 허리만큼이나 중요시하는 등 건강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는 사람은 드물다는 것이 오히려 아이러니하다. 문제는 현대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등 건강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척추는 경추 7개, 흉추 12개, 요추 5개의 뼈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옆에서 보았을 때 S자 형태의 커브를 유지하는 것이 정상이고, 흉추 부위는 뒤로 살짝 볼록한 곡선을 유지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구부정한 자세가 지속되면 흉추가 과도하게 뒤로 굽게 되고, 견갑골이 바깥쪽으로 벌어지게 된다. 이를 보통 흉추후만이라고 말하는데, 대부분의 흉추후만증 환자들의 경우 어깨가 동그랗게 앞쪽으로 말리는 라운드숄더도 함께 가지고 있다. 이렇게 흉추후만과 라운드숄더가 발현될 경우, 등근육이 항상 늘어나서 긴장된 상태가 유지되기 때문에 통증이나 불편감이 발생하게 된다. 견갑골 주변의 등이 항상 결리거나 답답하고, 목의 아랫부분이 항상 뻐근한 느낌을 받게 되며, 등이 구부정해지면서 등에서 나오는 자율신경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만성적인 어깨통증, 목통증은 물론 두통까지 달고 사는 현실과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나아가 소화기나 심장과 폐가 압박을 받게 되어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잘 차고 소화가 잘 안 되는 느낌이 지속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래서 등 건강에도 꼭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흉추후만증은 근골격계 문제로 기인하는데, 이때에는 간단한 X-ray 검사만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보통 정상적인 흉추후만 각도인 40도를 넘는 경우가 흉추후만증이고 그 각도가 커질수록 질환의 정도도 심해진다고 보면 된다. 보통 이러한 흉추후만증의 경우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되면서 근육에 결절이 생기고 뭉쳐 통증을 유발하는 현상인 ‘근막통증증후군’을 동반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진료실에서 촉진하면서 환자들의 등 근육을 꼼꼼하게 확인해보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압통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흉추후만으로 인한 등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침치료, 약침치료, 추나요법, 한약 등을 활용하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도수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서 그에 맞는 치료를 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증상의 개선과 근본적인 원인 치료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골반까지 틀어진 경우라면 추나요법을 통해 골반의 균형을 맞춰주고 척추가 올바르게 정렬되도록 교정하게 한다. 과도하게 긴장된 근육은 침치료 및 약침치료를 통해서 근육의 긴장을 이완시키고, 혈액순환을 유도해서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다만 이 때 주의해야 할 점이 한 가지 있다. 등이 구부정하고 어깨가 말렸다고 해서 무조건 근골격계 질환이라고 단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한의학에서는 위장기능이 떨어져서 음식물을 완전히 소화시키지 못하고, 노폐물이 축적되어서 그 노폐물이 우리 몸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증상을 유발하는 것을 “담적증”이라고 하는데 이 담적증의 경우에도 순환 기능 장애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에 노폐물이 쌓이게 되어 등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또한 중장년층 이상의 경우에서는 심장관련 질환으로도 등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전조증 같은 경우에는 좌측 가슴통증이나 팔 통증이 나타나면서, 등 통증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응급상황이므로 바로 병원을 방문하셔서 내과적인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등이 구부정해지고 어깨가 동그랗게 말린 것이 오래되었다고 해서,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 못하다. 만성적인 등 통증을 방치하는 경우 우리 몸의 전체적인 면역력과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쉽게 넘어갈 부분이 아니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개인마다 시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꾸준한 치료와 생활관리, 그리고 꾸준한 운동으로 만성화된 굽은 체형도 충분히 교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 등이 구부정하지 않다면 평소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하고, 스트레칭, 등 근육 운동을 생활화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염선규. 충청북도 한의사회 정책기획이사, 청주필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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