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광고비만 6억’…삼성도 택한 명당, 잭팟 터트릴까 [방영덕의 디테일]
1959년 제작된 간판 ‘웰컴 투 패뷸러스 라스베이거스’와 청룡열차를 닮은 호텔 뉴욕뉴욕의 놀이기구 ‘맨해튼 익스프레스’, 유명 호텔을 상징하는 플라밍고 등입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시대가 갤럭시와 함께 온다(A new era is coming with Galaxy)’라는 메시지가 뜨는데요.
궁금증을 자아내는 영상은 다름아닌 삼성전자가 갤럭시S24 신제품을 17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8일 오전 3시)선보이기 앞서 미국 라스베이거스 랜드마크인 스피어 외부에 공개한 것입니다.
수년 전 여행차 방문했던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최근 다시 찾았습니다.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2024’를 취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전 세계에서 구름떼처럼 몰려든 관람객들은 각 기업들이 선보인 신기술 못지 않게 첨단 공연시설인 ‘스피어’에 푹 빠져보였습니다.
라스베이거스 밤을 더 빛나게 만들고, 마치 미래도시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 스피어. 지난 11일(현지시간) 기자 역시 방문해 ‘와우 포인트’를 샅샅이 찾아봤습니다.
10여년만에 다시 찾은 라스베이거스는 ‘옥외 광고판’으로 도시 전체가 도배된 듯했습니다.
호텔 수영장 바닥부터 건물 외벽은 물론 호텔의수십 수백개 창문을 활용한 옥괴광고가 여기저기서 번쩍였죠. 그 중에서도 최고는 바로 지난해 9월 문을 연 스피어입니다.
스피어는 사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구형 공연장입니다.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매디슨 스퀘어 가든(MSG)이 총 23억달러(약 3조원)를 투입해 7년여에 걸쳐 만들었습니다. 높이는 아파트 40층 정도인 111m, 바닥 지름은 157m에 달합니다. 한눈에 담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내부 스크린 뿐 아니라 외벽에 120만개의 발광다이오드(LED)를 부착한 스크린을 만들어 하루종일 영상을 뿜어내는 게 특징입니다. 그 영상의 화려함에 누구라도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명물인데요.
이 외벽에 설치된 스크린 면적은 5만3884㎡로, 축구장 2개 반을 합쳐놓은 듯한 크기입니다.
그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큰 옥외광고판인 스피어에 하루 4시간 동안 노출되는 광고비는 45만달러(5억9200만원), 일주일 동안 최소 414분(7시간) 노출되는 광고비는 65만달러(8억55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광고 명당자리로 입소문이 나자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스턴 마틴,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이 스피어에 이미 광고를 했습니다.
스피어는 외관만큼이나 공연장 내부가 관객을 압도합니다. 한번에 무려 1만7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공연장으로, 실제 공연장 내부로 들어가자 입이 쩍 벌어졌습니다.
돔형 구조의 천장에 고해상도 LED 스크린이 덮여 사방으로 대형 화면이 펼쳐졌죠. 약 1만5000㎡ 규모의 18K초고해상도 스크린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3개의 면을 화면으로 채우는 기술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스피어 내 공연장은 각진 모서리 없이 모든 벽면이 곡면으로 이뤄져 관객들에게 최고의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3D 안경 등을 착용하지 않아도 마치 3D 화면을 본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입니다.
비결은 빅 스카이라고 불리는 18K 해상도의 특수 촬영 카메라 장비 덕분으로 스피어만이 가지고 있는 기술이라고 합니다.
지난해 9월 록밴드 U2가 스피어의 대형 화면을 활용해 공연하는 영상은 소셜미디어에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일례로 모든 객석에는 영상과 사운드의 느낌을 진동으로 전하는 ‘햅틱 시스템’을 적용했습니다. 진동 뿐 아니라 영상 속에 담긴 바람과 향기, 열기까지 체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주선이 이륙하는 장면에서는 대지를 뒤흔드는 진동을 느낄 수 있고요. 들판에서 살랑이는 바람결 또한 앉은 자리에서 그대로 느끼게 됩니다.
공연장 내부엔 16만개의 스피커가 설치돼 있습니다. 어느 객석에 앉아도 선명하면서 웅장한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는 이유죠.
공연장 외부 곳곳에서도 혁신은 발견됩니다.
공연장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사람처럼 생긴 휴머노이드 로봇 ‘아우라’가 관람객들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능숙하게 관람객과 대화를 나누고, 눈까지 맞춥니다.
360도 카메라 앞에서 전신을 촬영하면 메타버스 아바타로 영상을 제작해 주는 체험 공간에는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스피어에 대한 관심은 한국에서도 참 높아 보입니다. 이미 경기도 하남시는 미국 엔터테이먼트 업체 스피어(전 MSG 스피어)와 최첨단 공연장인 공 모양의 스피어를 하남시에 유치하기로 MOU를 체결했습니다.
스피어는 서울 강남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인 하남시 미사아일랜드(미사섬)에 들어설 예정인데, 계획대로 투자 건설이 이뤄되면 오는 2029년 완공될 예정입니다.
이와 관련 최근 스피어를 직접 방문한 오세훈 시장 역시 “서울시도 (스피어 유치에) 굉장히 관심이 있었는데 하남시가 (유치를) 하게 됐다”며 “한강변인 하남시에 공연장이 들어오면 서울시민과 경기도민 모두 함께 즐기게 되는 것이어서 하남시 사업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한국을 찾는 외래 관광객 상당수가 K-팝 등 문화 체험·관람을 원하는 점에서 서울시 역시 이같은 인프라 구축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물론 외국의 성공 사례가 한국에서의 흥행을 언제나 담보하진 않습니다. 관광도시인 라스베이거스와 달리 주택가가 밀집한 한국의 특성상 빛공해 우려 제기가 벌써부터 되고 있고요.
관람료 역시 현재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날짜와 좌석별로 70달러에서 300달러까지 치솟는데, 50분 관람료 치고는 비싼 축에 속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혁신의 아이콘이 되기위해선 이같은 우려 해결도 필요로 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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