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국가정원 인근 신규 쓰레기처리시설 논란

황태종 2024. 1. 2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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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2030년 쓰레기 직매립 금지 시행 앞두고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 건립 추진
입지선정위, 시설 최적 건립 후보지로 순천만국가정원 인근 연향들 일원 시유지 선정
경기 하남 '유니온파크' 벤치마킹해 소각시설 지하화하고 지상엔 주민 편의시설 계획
인근 주민 "뉴스를 보고 알았다. 주민들과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라며 반발
전남 순천시가 오는 2030년 쓰레기 직매립 금지 시행을 앞두고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 건립을 추진 중인 가운데 후보지 인근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은 순천시가 시민 공감대 형성을 위해 지난해 10월 개최한 주민설명회 모습. 순천시 제공
【순천=황태종 기자】전남 순천시가 오는 2030년 쓰레기 직매립 금지 시행을 앞두고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 건립을 추진 중인 가운데 후보지 인근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1일 순천시에 따르면 정부에서 지난 2021년 7월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개정해 수도권지역은 오는 2026년부터, 수도권 이외 지역은 2030년부터 종량제봉투에 담긴 생활폐기물의 직매립이 금지된다. 다만 소각 또는 재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협잡물과 잔재물은 매립이 가능하다.
매일 220t 쓰레기 발생하는 순천서 2030년부터 생활폐기물 직매립 불가
순천에선 매일 종량제봉투에 담긴 생활폐기물 118t 등 약 220t의 쓰레기가 발생하는데, 왕지매립장은 매립률 92%의 포화상태로 최장 2031년까지만 이용 가능하며, 종량제봉투에 담긴 쓰레기를 주로 처리하는 주암자원순환센터도 오는 2029년 6월이면 운영이 만료돼 새로운 공공자원화시설 건립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순천시는 민선 7기인 지난 2018년부터 '쓰레기 공론화위원회'를 가동하고 위원회 정책 권고에 따라 매립과 소각 혼용 방식인 '클린업환경센터' 조성을 추진했다.

하지만 2021년 7월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결정으로 상황이 바뀌자 2022년 7월 민선 8기 시작과 함께 인근 여수시·광양시·구례군 등 전남 동부권 4개 시·군 쓰레기 처리시설 광역화를 추진하다 결국 무산되자 새로운 자원화시설 건립을 추진하게 됐다.

순천시는 '폐기물처리시설 촉진 및 주변지역자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22년 12월 독립기구인 '순천시 폐기물처리시설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위원회는 지난해 6월 순천만국가정원 인근 연향들 일원 시유지(5만1700㎡)를 건립 최적 후보지로 선정했다.

기존 처리 시설 기한 만료 앞두고 새로운 공공자원화시설 건립 추진
순천시는 국내 공공자원화시설 선진지인 경기도 하남시의 '유니온파크'를 벤치마킹해 토지 매입비를 제외한 총사업비 2600억원을 들여 하루 260t 처리 용량의 소각시설과 재활용 선별 시설 등을 지하에 설치하고, 지하화 시설 바로 위에 체육시설, 물놀이장, 높이 100~105m의 전망대 역할을 할 굴뚝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 인근 지상에는 지하에서 발생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국제 규격의 수영장, 예술의 전당, 쇼핑몰과 문화체험시설을 갖춘 복합문화공간 등 주민 친화 시설을 갖춰 연향들 일원을 미래 세대를 위한 융복합 미래산업지구로 변모시킬 방침이다.

'유니온파크'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인근에 있으며 폐기물 처리 시설을 지하화하고 지상을 체육시설, 물놀이 시설, 주민 편의 시설로 조성해 지역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순천시는 '유니온파크'가 도입한 시설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기술을 도입해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고, 음식물 쓰레기나 축산 분뇨 폐기물 등은 별도의 장소에서 처리해 악취·대기오염 관련 민원 발생 제로화에 나설 계획이다.

경기 하남 '유니온파크' 벤치마킹해 2029년까지 지하화 시설 건립 계획
순천시는 특히 공공자원화시설에서 쓰레기 소각을 통해 발생한 에너지를 전환시켜 전력을 생산하고 난방열과 온수 형태로 공급하는 등 화석연료 사용 저감을 통해 '2050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미래 세대들이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주거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순천시는 시민 공감대 형성을 위해 지난해 8월 입지후보지 타당성 조사 과정 및 결과를 전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한데 이어 10월에는 두 차례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12월 공청회도 열어 시민 의견을 수렴했다.

현재 영산강유역환경청에서 검토 중인 후보지 전략환경영향평가가 끝나는 대로 2월 입지선정 및 입지결정·고시를 시작으로 주민지원협의체 구성·운영, 환경영향평가, 기본 및 실시설계 등을 거쳐 오는 2026년 착공해 2029년 완공 목표로 사업 추진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인근 주민 "순천시와 입지선정위원회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 반발
하지만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아 순천시의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될지 현재로선 불확실하다. 우선 후보지 인근 주민들을 "뉴스를 보고 후보지 결정 사실을 알았다"면서 "순천시와 입지선정위원회가 주민들과 충분한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라고 반발하고 있다. 또 "입지선정위원회 구성원과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는 등 공정하지 못했다는 의구심이 든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설 지하화에 따른 화재 및 안전사고 위험성과 햇빛 차단으로 인한 근로 환경 악화 등도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전남도에 주민감사청구를 접수한 가운데 오는 3월 12일까지 도에 제출할 순천시민 150명의 서명부를 준비하고 있으며, 순천시에는 시민대토론회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또 순천시가 계획대로 입지 선정 및 입지결정·고시를 강행할 경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및 행정처분 관련 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쓰레기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박한 과제로 새로운 공공자원화시설은 반드시 건립돼야만 한다"면서 "주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쓰레기 문제 해결과 지역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 대한민국 생태수도 일류도시 순천의 위상을 견고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순천만국가정원박람회장 전경. 연합뉴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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