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아시안컵 부상사, 조현우가 살아야
26명으로 아시안컵 항해를 시작한 클린스만호에 결원이 생겼다.
역대 아시안컵에서 좋은 전력을 갖추고도 64년간 우승컵을 들지 못했던 큰 요인 중 하나인 부상의 아픔이 이번에도 우려되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60)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지난 20일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요르단과 2차전에서 변화를 꾀했다. 바레인과 첫 경기와 비교해 달라진 부분은 수문장이었다.
주전 골키퍼인 김승규(알샤밥)가 지난 19일 연습경기에서 십자인대 파열로 대표팀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회복에 최소 반년 이상이 필요한 중상이라 조현우(울산)가 대신 남은 경기에서 골키퍼 장갑을 껴야 한다. 조현우 역시 큰 무대 경험이 풍부한 만큼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였다.
첫 경기에선 조현우가 오랜만에 주전으로 나선 여파가 엿보였다. 조현우가 자랑하는 선방 능력은 여전했다. 조현우는 골문 구석을 노리는 요르단의 공세를 전반적으로 잘 막아냈다. 선방율은 75%. 전반 37분 첫 실점은 골키퍼도 예측하기 힘든 자책골이니 어쩔 수 없었고, 전반 막바지 추가골은 역동작에 걸렸다.
가장 큰 우려를 낳은 부분은 골키퍼의 다른 덕목인 빌드업에서였다. 조현우의 발에서 시작되는 패스가 정확성이 떨어져 안정감을 잃었다. 조현우는 18번의 패스를 시도해 14번(77.8%)을 성공했는데, 직전 경기에서 김승규가 16번 중 14번(87.5%)을 성공한 것과 비교됐다.
하지만 A매치 실전 공백이 컸던 만큼 조현우도 경기를 치를수록 경기력이 올라올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다. 조현우는 2018 러시아월드컵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아시아 최고를 자랑했던 골키퍼다.
오히려 걱정할 대목은 또 다른 부상이다. 한국이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을 구축했던 최근 아시안컵에서 부진했던 배경은 줄부상이었다. 이번 대회도 조별리그 1·2차전에서 황희찬(울버햄프턴)과 김진수(전북)가 가벼운 부상 여파로 아직 가동되지 못한 가운데전력에서 낙마한 김승규에 이어 새로운 부상자가 생긴다면 대표팀엔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2015년 호주 대회(준우승)에선 이청용(울산)과 구자철(제주)이 잇단 부상으로 대회 도중 귀국길에 올랐다.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8강)도 기성용과 이재성(마인츠), 나상호(마치다) 등이 부상으로 뛰지 못하면서 고비를 넘지 못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번엔 다른 결과를 다짐하면서 최상의 의료진을 꾸려 동행했으나 김승규의 부상 이탈로 힘이 빠지게 됐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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