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영 괴롭힌 유튜버 잡으려, 스타쉽이 벌인 끈질긴 추적
아이돌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이 유튜버를 상대로 낸 민사소송에서 승소했다. 이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동안 ‘사이버 렉카(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이들)’의 신원 파악이 어려워 고소를 해도 수사가 중단되거나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장원영 측은 사이버 렉카의 대명사로 불린 ‘탈덕수용소’ 운영자를 잡기 위해 미국 법원에까지 문을 두드렸다.
장원영 측 정경석 변호사는 19일 스브스뉴스를 통해 “피해가 심각한데도 채널 운영을 중단시킬 수가 없으니까 민사든 형사든, 법이 허용하는 한 책임을 묻기 위해 다양한 소송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유튜브 채널 ‘탈덕수용소’는 연예인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나 비방 내용의 영상을 올려 이목을 끄는 사이버 렉카였다. 장원영은 주요 표적 중 하나였다. “한국 사람이 아닌 중국 국적이다” “초대받지도 않은 패션쇼를 찾아갔다” “동료로 예정된 멤버를 질투해 내쫓았다” 등 장원영과 관련한 허위사실을 담은 영상이 여러 차례 올라왔다.
장원영의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국내 법무법인과 함께 지난해 5월 미국 법원에 ‘탈덕수용소’ 운영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해 달라는 신청을 냈다. 정 변호사는 “한국에서는 형사 고소를 해도 유튜브 서버가 국내에 있지 않기 때문에 압수수색을 통해서도 신원 확인이 어렵다”며 “구글 본사가 있는 미국 법원에 정보공개 명령 신청을 해서 인용됐다”고 했다.
쉽지는 않았다. 정 변호사는 “(탈덕수용소) 콘텐츠의 동영상을 캡처해서 문제가 되는 부분이 어느 부분이고, 그게 왜 명예훼손이 되는지를 영어로 번역해야 했다”며 “모든 자료를 소속사에서 정리를 잘해주셨다”고 했다. 이어 “미국 법원에 소송하는 절차에서 소속사의 도움이 많이 필요했는데, 그때마다 누구인지 꼭 밝히겠다는 목적을 갖고 경영진부터 담당 직원들까지 모두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셨다”고 했다.
그렇게 지난해 7월 구글 본사로부터 ‘탈덕수용소’ 운영자 박모씨의 정보를 입수했다. 이 정보를 토대로 장원영과 소속사는 박씨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소속사의 항의에도 요지부동이던 ‘탈덕수용소’는 구글에서 운영자에게 정보제공 명령 사실에 대한 통지가 이뤄진 무렵 갑자기 해킹당했다며 채널을 폐쇄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원영 개인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박씨가 응소하지 않으면서 지난달 21일 무변론으로 마무리됐다. 박씨는 장원영에게 1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소속사가 낸 민사소송에서 박씨는 “허위 사실인 줄 몰랐고, 연예인에 대한 알 권리 등 공익적 목적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형사 고소 건은 최근 경찰에서 검찰로 송치됐다.
정 변호사는 “유튜브 채널의 익명성 뒤에 숨어서 불법적인 내용을 업로드하던 사이버 렉카들에게 신원을 확인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굉장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유튜브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도 신원을 파악해 법적 책임을 지울 절차들이 있기 때문에 불법적인 행위들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스타쉽 관계자는 “아티스트에 대한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향후에도 합의 없이 가능한 모든 법률적 조처를 할 것”이라며 “팬들의 제보나 자료가 큰 도움이 되니 지속적인 제보를 부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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