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부·경비원 몰리는 새벽 출근길, 자율주행버스 투입한다

도봉산역~종로~마포역~여의도역~영등포역 운행

올 연말부터 새벽 청소부·경비원 등이 주로 이용하는 버스 노선에 자율주행버스가 투입된다. 승객이 붐비지만 기사를 구하기 어려운 새벽 시간대 버스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려는 시도다. 첫차 시간도 지금보다 30분 정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밤 12시 41분, 서울시 종로구 동대문역에 정차한 심야 자율주행버스. /홍다영 기자

서울시가 올 연말부터 새벽시간 청소부·경비원 등이 주로 이용하는 160번 버스(도봉산역~종로~마포역~여의도역~영등포역) 노선에 자율주행버스를 투입한다고 21일 밝혔다.

160번 노선은 이른 새벽부터 도심으로 출근하려는 청소부·경비원 등이 몰려 혼잡한 버스다. 새벽 첫 차에는 50명이 넘는 승객이 탄다고 한다. 새벽 시간대라 버스 기사를 구하기도 어려워 버스 증차가 어려운데 이를 자율주행 기술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160번 노선 첫차는 4시인데, 자율주행버스는 30분 앞당겨 3시 30분부터 운행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도심 주거지에서 출발한 160번은 상업빌딩과 직장이 밀집한 도심 여의도와 영등포에서 승객 대부분이 하차하는 등 심야 수요가 많은 노선”이라며 “교통신호 개방 등 필수 교통망 구축과 자율차 시범운행지구 지정에 대한 국토교통부 협의를 거쳐 오는 7월까지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새벽동행버스/서울시

서울시는 160번 자율주행버스를 시작으로 새벽 시간대 혼잡 노선에 버스를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상계~강남,서초 노선이 논의되고 있다. 새벽 혼잡도가 높은 146번, 148번 버스와 비슷한 지역을 지나게 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합정역~동대문역 구간에 심야 자율주행버스 시범 운행을 하고 있다. 평일 오후 11시30분부터 다음날 오전 5시10분까지 무료로 운행하는 ‘심야 A21′ 버스는 늦은 귀갓길과 생업으로 이른 시간 이동하는 시민을 위해 만든 노선이다. 지난달 총 20일 운행일에 총 1718명이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범운행을 통해 경험을 축적하고 있는 만큼 새 노선에도 기술적인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편 최근 높은 수요로 증차 요청이 있었던 8146번 버스도 2월 중 증차할 예정이다. 운행 개시 1주년을 맞아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차내 혼잡도 문제가 두드러졌다고 한다. 이 버스는 지난해 1월 ‘새벽 만원 버스’로 유명한 146번에 탑승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승객들이 “첫차 시간을 앞당겨 달라”고 요청하면서 오전 4시5분이었던 첫차를 앞당겨 만들어졌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