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영국서 잇단 인종차별.. FIFA 회장, "혐오스럽고 용납 못해"

[OSEN=강필주 기자] 세계 축구의 수장 국제축구연맹(FIFA) 지아니 인판티노(54) 회장이 잇따라 발생한 인종차별에 공개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21일(한국시간) AFP에 따르면 인판티노 회장은 공식 성명을 통해 "우디네와 셰필드에서 경기 중 발생한 사건은 완전히 혐오스럽고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인판티노 회장은 "우리는 미래 세대가 이것이 축구나 사회의 일부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 교육을 시작할 수 있도록 모든 관련 이해관계자들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탈리아 프리울리베네치아줄리아 우디네의 블루에네르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디네세와 AC밀란의 2023-2024 세리에A 21라운드 경기는 밀란이 3-2로 승리했다.

하지만 경기 중 인종차별적 언행 때문에 밀란 선수단이 철수하는 사태가 일어나면서 눈살을 지푸리게 만들었다. 전반 31분 밀란의 루빈 로프투스치크의 선제골이 터지자 우디네세 홈 관중이 밀란 골키퍼 마이크 메냥에게 원숭이 구호를 외쳤기 때문이다.

10분 정도 중단됐다 재개된 경기는 이후 우디네세가 전반 42분 라자르 사마르지치의 동점골과 후반 17분 플로리앙 토뱅의 역전골로 2-1로 앞서기도 했다. 그러나 밀란이 후반 38분과 추가시간 각각 루카 요비치와 노아 오카포의 동점골과 역전 결승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메냥은 경기 후 이탈리아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그들은 무지한 사람들이다. 홈구장을 떠나면 야유나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그건 정상이다. 하지만 오늘 일어난 일은 축구에서 설 자리가 없다"고 밝혔다.

AFP는 "극우정당인 '이탈리아의 형제들'이 정권을 잡은 이탈리아는 최근 파시스트 축구팬 그룹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들은 경기장 분위기를 만드는 하드코어 서포터인 '울트라스' 사이에서 더욱 두드러진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영국 셰필드의 힐스버러 스타디움에서는 셰필드 웬즈데이와 코번트리 시티가 2023-2024 챔피언십(2부리그) 28라운드에서 맞붙었다. 경기는 원정팀 코번트리가 2-1로 승리했으나 경기 중 터치라인에 있던 심판이 인종차별적 구호에 경기를 멈춰세웠다.

셰필드 웬즈데이는 공식성명을 통해 "관중석에서 나온 인종차별적 행위에 충격과 슬픔을 느꼈다"면서 "우리는 관련 당국과 협력할 것이며 누구든 책임이 있다고 입증되면 가장 엄격한 제재를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인판티노 회장은 "3단계 과정(경기 중단, 경기 재중단, 경기 중단)뿐 아니라, 우리는 팬들이 인종차별을 저지르고 경기를 포기하게 만든 팀에 대한 자동 몰수 조치와 전 세계 경기장 금지 및 인종차별주의자들에 대한 형사고발을 시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FIFA는 지난 2017년 인종차별 3단계 대응책을 마련해 발표한 바 있다. 우선 선수 혹은 관중의 인종차별 행위가 확인될 경우 심판진은 1단계로 경기를 일시 중단한다. 그리고 "욕설과 차별적 발언을 멈추라"는 장내 안내방송을 내보낸다.

다음 단계는 인종차별이 계속될 경우 선수들이 경기장을 떠나게 되고 경기를 유예할 수 있다. 마지막 3단계는 경기가 재개된 후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심판진은 경기를 중단하고 상대팀에게 승점 3을 부여하게 된다.

인판티노 회장은 "FIFA와 축구는 인종차별, 어떤 형태의 차별에 따른 피해자들과 완전한 연대를 보여준다. 인종차별을 반대한다. 어떤 형태로의 차별도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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