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 질환 진행 속도 늦추는 항염증제 개발

문세영 기자 2024. 1. 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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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질환이 있는 환자의 망막 염증 수준에 맞춰 약물 전달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치료법이 개발됐다.

두 질환 모두 현재 완치가 불가능하며 항염증제를 안구 내에 주사해 망막 손상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염증 인자 반응성 항염증 약물 전달 하이드로젤은 망막 변성을 앓고 있는 쥐의 망막 내 염증 인자를 6.1% 수준으로 감소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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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로젤 안에 담긴 항염증제(왼쪽)와 망막색소변성증 동물에게 약물을 주입하는 모습을 나타낸 개념도. KIST 제공.

망막질환이 있는 환자의 망막 염증 수준에 맞춰 약물 전달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치료법이 개발됐다. 환자 맞춤형 치료로 환자의 편의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임매순 뇌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오승자 경희대 교수, 이강원 서울대 교수와 함께 망막 내 염증 부위에 약물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하이드로젤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대표적인 망막질환으로는 노인성 황반변성과 망막색소변성이 있다. 망막에서 빛을 생체 신호로 변환하는 광수용체 세포가 점차 손상돼 실명을 초래하는 치명적인 안과 질환들이다. 노인성 황반변성은 노화로 인해 망막 중앙 부분인 황반에 변화가 일어나는 65세 이상 노인 실명 원인 1위 질환이다. 망막색소변성은 망막 주변에서 광감각 세포의 변화가 일어나는 유전적인 질환으로 전 세계적으로 4000명 중 1명꼴로 발병하며 결국 시력을 잃게 된다. 

두 질환 모두 현재 완치가 불가능하며 항염증제를 안구 내에 주사해 망막 손상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러나 약물 주사 방식은 약제가 안구 내에 머무르는 동안에만 효과가 지속되기 때문에 4~12주 간격으로 병원에서 약물을 주입 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연구팀은 주사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염증 인자인 ‘EZH2’를 억제하는 물질을 항염증제로 활용했다. EZH2는 광수용체 내에서 염증 반응을 유발해 망막 변성을 가속화하는 물질이다. 

연구팀이 망막 변성을 앓고 있는 쥐에게 EZH2를 억제하는 항염증제를 주입하자 망막 변성의 진행 속도가 느려졌다. 염증 환경에서 과발현되는 효소인 카텝신 인자와 만나면 서서히 분해되는 하이드로젤에 항염증 약물을 실어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염증 인자 반응성 항염증 약물 전달 하이드로젤은 망막 변성을 앓고 있는 쥐의 망막 내 염증 인자를 6.1% 수준으로 감소시켰다. 망막 변성에 의해 파괴되는 것으로 알려진 광수용체 세포의 보호효과도 대조군보다 약 4배 높아 시력 손실을 효과적으로 지연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안구의 유리체 성분과 유사한 히알루론산 기반의 하이드로젤은 환자 개개인의 망막 염증 정도에 따라 약물이 분해되는 양을 다르게 조절할 수 있다. 주사의 반복 주입을 최소화할 수 있어 시력 저하로 통원이 어려운 환자들의 병원 방문 횟수 및 불편을 줄일 수 있다. 

임 책임연구원은 “상용화를 위해 향후 질병 진행 정도에 따라 사용될 약물과 하이드로젤의 양, 치료 주기 등을 데이터화하고 약물 전달 시스템의 장기간 안정성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동 연구팀은 망막질환 외 다양한 안과질환에도 새롭게 개발한 약물 전달 시스템을 순차적으로 적용해나갈 예정이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npj 재생의학’ 최신호에 실렸다. 

임매순 KIST 책임연구원, 오승자 경희대 교수, 이강원 서울대 교수. KIST 제공.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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