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6.70' 실망스럽지만, 일단 4억에 예비 FA 방어…우승 청부사, LG 왕조 구축 이끌까

김민경 기자 2024. 1. 2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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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실망스러운 성적이었다.

하지만 LG 트윈스는 최원태(27)에게 연봉계약 대상 투수 가운데 최고액을 안겼다.

LG는 지난해 7월 국내 선발투수들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다가 키움 히어로즈의 에이스급 투수였던 최원태를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최원태는 LG 이적 후 정규시즌 등판한 9경기에서 3승3패, 44⅓이닝, 평균자책점 6.70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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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원태 ⓒ곽혜미 기자
▲ 최원태 허도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분명 실망스러운 성적이었다. 하지만 LG 트윈스는 최원태(27)에게 연봉계약 대상 투수 가운데 최고액을 안겼다.

LG는 지난 19일 2024년 선수단 전체 연봉 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최원태는 지난해 연봉 3억5000만원에서 5000만원(인상률 14.3%) 오른 4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FA 선수를 제외한 팀 내 연봉 순위에서 투수 1위, 야수까지 통틀며 전체 2위에 해당한다. 전체 1위는 지난해 골든글러브 외야수 홍창기로 지난해 3억원에서 2억1000만원(인상률 70%) 오른 5억1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냉정히 최원태는 지난해 연봉 인상 대상이 될 만한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LG는 지난해 7월 국내 선발투수들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다가 키움 히어로즈의 에이스급 투수였던 최원태를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LG는 팀 내 최상위 유망주로 꼽히던 이주형과 김동규에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까지 내주는 출혈을 감수했다. 그만큼 우승이 절실했고, 최원태라면 그 고민을 해결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LG는 만족할 성과를 냈다. 정규시즌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4승1패)으로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그런데 최원태가 기여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최원태는 LG 이적 후 정규시즌 등판한 9경기에서 3승3패, 44⅓이닝, 평균자책점 6.70에 그쳤다. 결국 9월 중순 최원태는 2군행을 통보받고 재정비하는 시간을 보냈다.

염경엽 LG 감독은 시즌 막바지 최원태에게 충분한 휴식을 주고 한국시리즈 선발 등판을 대비하게 했다. 최원태는 지난해 11월 8일 잠실에서 열린 kt 위즈와 한국시리즈 2차전 선발 중책을 맡았는데, ⅓이닝 20구 2피안타 2사사구 4실점에 그치며 고개를 숙였다. 1차전에서 1패를 떠안은 상황이라 2차전이 더더욱 중요했는데, 하마터면 안방에서 2경기를 모두 kt에 내줄 뻔했다. LG는 이정용(1⅔이닝)-정우영(1⅓이닝)-김진성(⅔이닝)-백승현(⅔이닝)-유영찬(2⅓이닝)-함덕주(1이닝, 승)-고우석(1이닝) 등 불펜의 무실점 호투 덕분에 5-4로 역전승할 수 있었다. 최원태는 11일 수원에서 열린 4차전에 구원 등판해서도 1이닝 2볼넷 1실점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 최원태 ⓒ곽혜미 기자
▲ 최원태 ⓒ곽혜미 기자

그런데도 LG가 연봉을 올려준 건 예비 FA 방어의 의미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최원태는 올 시즌을 마치면 생애 첫 FA 자격을 얻는다. 보상 규모가 직전 시즌 연봉을 기준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고액 연봉자일수록 원소속팀이 방어하기 수월해진다. 고액 연봉자가 이적해도 원소속팀은 그만한 보상을 받을 수 있으니 예비 FA들은 직전 시즌 성적과 무관하게 연봉을 올려주는 경우가 꽤 있다.

최원태는 여러모로 올 시즌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먹고 있을 것이다. 자신을 선택한 LG에 보답하면서 FA 시장에서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성적을 내야 한다. 지난해와 같은 투구를 반복한다면 당연히 추운 겨울을 보낼 가능성이 커진다.

염 감독은 올해도 최원태를 선발 로테이션 구상에 넣어뒀다. 최원태를 데려올 때는 외국인 원투펀치를 제외하고 3선발까지는 성장하길 바랐는데, 일단 올해는 4선발로 시작한다. 염 감독은 "올해 불안했던 3~5선발 중에서 3선발과 4선발은 임찬규와 최원태로 자리를 잡고 시작할 것이다. 5선발은 김윤식과 손주영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LG는 지난해 우승에 만족할 생각이 없다. 주장 오지환은 최소 올해까지 2년 연속 정상을 지키며 LG 왕조를 구축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 최원태는 이적 첫해의 아쉬움을 만회하고 올해는 진짜 '우승 청부사'로 거듭날 수 있을까.

▲ 최원태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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