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수출 비중 20% 아래로...30년 만에 최저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에서 정보기술(IT) 제품 비중이 20%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1993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화장품·식품 등 소비재 수출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경공업 비중이 30%를 넘어섰다.

지난 1월 1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상·하역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뉴스1

21일 한국무역협회(무협) 무역통계시스템 ‘K-stat’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디스플레이·스마트폰 등 IT 제품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1.4%보다 4.3%포인트(P) 낮은 17.1%(1080억달러)로 집계됐다. 중화학, 경공업, 1차 산품 수출 비중은 각각 50.5%(3197억달러), 29.8%(1886억달러), 2.5%(161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IT 수출 비중은 1993년(16.5%) 이후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2000년 32%로 정점을 찍은 IT 수출 비중이 20% 선 밑으로 내려온 것은 1994년(18.8%) 이후 29년 만이기도 하다.

IT 수출 비중이 하락한 건 전체 수출의 5분의 1을 차지해 온 핵심 수출품 반도체 수출 부진 여파가 컸다. 시황 부진에 따른 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작년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전년대비 23.7% 감소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포함한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수출도 각각 12%, 10.2%, 53.3% 줄었다. 반도체 시황 부진에 겹쳐 스마트폰, 랩톱 등 IT 제품 생산거점이 국내에서 중국, 베트남 등 해외로 옮겨지는 구조적 추세가 IT 수출 비중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이 대표적이다. 무선통신기기 수출액은 스마트폰 보급 확대에 힘입어 2000년대 들어 급증해 2007년에는 305억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등 주요 업체 생산거점이 해외로 옮겨지면서 지난해 155억달러까지 감소했다. 무선통신 기기는 2007년 수출품 순위에서 반도체와 자동차에 이어 3위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10위로 내려갔다.

IT 수출 부진과 달리 경공업 제품군의 수출은 강세를 이어가면서 비중이 30%에 육박했다. 지난해 경공업 제품 수출 비중은 전년보다 2.2%P 높은 29.8%로 1993년(30.0%)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공업 제품군 수출 비중 상승은 화장품 수출 확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지난해 수출이 7.5% 감소한 상황에서도 화장품·비누·치약 상품군의 작년 수출은 85억달러로 전년보다 6.4% 증가했다. 화장품·비누·치약 수출액은 2012년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돌파한 이후 꾸준히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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