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호남 투어 이낙연···커지는 ‘호남 출마론’에 “주의 깊게 듣고 있다”

이유진 기자 2024. 1. 2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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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이 21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이 1박2일 일정으로 호남을 찾아 민심에 적극적으로 구애했다. 이 위원장은 제3지대 연대 세력 사이에서 제기되는 ‘호남 출마론’을 두고는 “주의 깊게 듣고 있다”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위원장은 21일 전주와 광주에서 1박2일 간의 ‘호남 민생투어’를 마쳤다. 전날 전주에서 그간 정치적 조언을 받아왔던 인사들과 면담했고, 이날 문화예술계 종사자들과 만나는 데 이어 전북도의회에서 언론 간담회를 했다. 이후 광주에서 청년들과 ‘미니 토크’를 한 뒤 운수업 종사자들과도 면담했다.

이 대표는 언론간담회에서 총선 지역구 출마에 대해 “저의 거취에 대해서는 총선 출마할 생각이 없다는 얘기를 오래전부터 해왔다”며 “정치인이 국민 앞에 한 얘기를 쉽게 바꾸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저희 동지들이 충정으로 저에게 출마를 요구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런 요구를 주의 깊게 듣고 있다 정도로 말씀드리겠다”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총선 출마 후 낙선하면 정치적 타격이 커서 불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지는 않다.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에서 국회의원을 사퇴하면서 국민께 약속해드렸던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사퇴했다. 대단히 죄송한 일”이라면서 “그런 처지에 다시 출마한다는 것은 명분이 서질 않는다. 그것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민·이원욱·조응천 등 미래대연합 소속 의원 등으로부터 호남 출마를 요구받고 있다. 조 의원은 전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주도하는 개혁신당 창당대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위원장이) 신당 세력의 총선 승리를 위해서 필요하다면 총선 출마를 선택지 중에 하나로 남겨주셨으면 좋겠다”며 “호남 쪽으로 가셔서 호남에서 신당의 바람을 좀 일으켜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 위원장은 전남 영광 출신으로 전남에서 4선을 하고 전남지사를 역임하는 등 대표적인 호남 기반 대선주자다. 호남은 제3지대가 간과할 수 없는 핵심 승부처이기도 하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비문재인(비문)계 호남 현역 의원들과 안철수 당시 대선후보의 국민의당이 28석 중 24석을 석권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곳도 바로 호남이다.

다만 민주당 탈당에 따른 ‘배신자 프레임’은 극복해야 할 산이다. 이 위원장이 이끄는 새로운미래의 호남 지지율은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에도 밀리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3~15일 전국 유권자 20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준석 신당’ 9.7%, ‘이낙연 신당’ 4.3%로 나타났다. 호남 지역에서도 이낙연 신당 지지율은 6.3%로, 이준석 신당 9.3%에 비해 낮았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호남 민심을 의식한 듯 이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어떤 사람은 배신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저는 되묻는다”며 “국가로부터 이렇게 혜택을 받은 사람이 국가가 잘못 가고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아무 소리 않고 따라가는 것이 옳은 일인가. 그것이 잘못이라 지적하면서 그것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오히려 충성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호남에서는 신당 창당에 대해 분열 우려가 있다’는 기자의 말에는 “우선 분열이 아니라 재건이고 확대다, 이렇게 말씀드린다”라며 “저희가 하고자 하는 것은 민주당이나 국민의힘 지지를 뺏어가려는 것이 아니다. 민주당으로부터 떠나신 분들을 투표장으로 모셔서 다시 우군으로 만든다면 야권이 커지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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