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판매자 연락 없자 집까지 찾아간 70대…1심 벌금형 [사사건건]

중고거래 거래자가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래자의 집에 찾아가 무단 침입한 혐의를 받는 70대 남성이 1심에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4단독 이민지 판사는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70)씨에게 지난 11일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모습. 뉴시스

A씨는 지난해 6월12일 한 인터넷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중고 TV를 구입해 서울 성동구의 판매자 자택에서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오후 8시55분쯤 A씨는 TV가 셋톱박스에 연결되지 않자 판매자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는 6분가량 문자 답장을 기다리다가 오후 9시1분쯤 판매자가 사는 아파트 공동 현관문으로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현관문을 여는 판매자의 아내를 보자 현관문을 닫지 못하도록 발을 집어넣어 주거 지역에 침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법정에서 주거침입의 고의성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주거침입죄가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보호 법익으로 하는 만큼 외부인이 무단으로 주거에 출입한 행위만으로도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인정돼 피고인이 범죄 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피고인이 주거권자인 피해자가 출입을 거부하는 사정을 알면서도 현관문 안으로 몸을 일부 집어넣은 것은 주거침입의 고의를 가지고 주거침입 행위를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안경준 기자 eyewher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