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소리는 내 운명”…유지숙 명창, ‘관산융마’ 전곡 녹음 50여년 만의 도전
‘관산융마’는 전체 44구 중 14구…“나머지 30구도 녹음 하고, 전체 완창도 도전할 것”
상고 출신으로 직장 다니다 오복녀 명창 만나 서도소리 배우고 전승교육사까지
염원하던 국립국악원 늦깎이 입단 후 요직 거치며 민속악단 예술감독 자리에도 올라
“누가 알아주든 말든 내 길 갈 것”
최근 서도소리의 정수로 꼽히는 ‘관산융마’와 ‘수심가’ 음반을 발매한 유지숙(61·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 명창의 소리 인생을 한 줄로 요약하면 가장 어울릴 말이다.
서도소리는 황해도와 평안도 지방의 민요나 잡가를 일컫는다. 남도소리나 경기민요와 다른 음계를 사용하고 음을 떨면서 내는(요성) 가창 등을 해야 해 부르기 어려운 소리로 꼽힌다. 서도소리를 제대로 내려면 ‘대동강 물을 먹어보고 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국가무형문화재 서도소리의 전승교육사로 서도소리 보존과 전승에 온 열정을 쏟아붓고 있는 유 명창은 지난 18일 세계일보와 만나 “이 세상에서 아무도 서도소리를 알아주지 않고 나 혼자 해야 한다고 해도 이(서도소리) 길을 택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만큼 창법이 고난도인 데다 분량이 많아 대개 공연과 음반에서는 4구 정도만 불린다고. 유 명창은 “서도소리 인생길에 접어들면서 언젠가는 완수해야 할 큰 과업이자 숙명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첫 발을 뗐다”며 “나머지 30구도 음반으로 제작하고, 언젠가 44구 완창 공연도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관산융마’ 44구 완창을 성공할 경우 남북한 통틀어 최초가 된다.
유 명창은 “서도소리의 대표 악곡으로 꼽히는 두 곡을 올곧게 음반으로 남겨 우리 소리를 지키고 전승하는 데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번 음반을 제작했다”며 “앞으로도 누가 알아주든 말든 내 길을 갈 것이고 이렇게 좋아하는 음악들 다 남기고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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