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직원 90% 지방 출신… 지역 일자리 챙긴 이동채

시총 30위내 지역인재 비율 1위
오창·포항에 1조 이상 투자 '상생'
"지방 소멸 방지, 기업인 책무"

에코프로그룹 임직원의 주소지 현황. 에코프로 제공.

에코프로그룹 지역 소재 출신 학교 비율. 에코프로 제공.

에코프로 임직원 10명 가운데 9명은 서울·수도권이 아닌 지방 출신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일자리 쏠림 현상에도 뚝심 있게 지역 일자리를 챙기면서 세계적인 배터리 소재 기업으로 성장시킨 이동채 전 회장의 소신경영의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에코프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에코프로 직원 3362명 중 지방에 주소지를 둔 직원의 수는 총 3017명(89.7%)을 기록했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출신 직원은 345명(10.3%)으로 집계됐다.

출신대학과 고등학교별로 살펴보면 지방대와 지방 소재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원은 총 2867명으로 전체의 85.3%에 이른다. 계열사별로 지방 출신 인력 비중은 에코프로씨엔지 97.4%, 에코프로머티리얼즈 96.1%, 에코프로이엠 94.8%, 에코프로이노베이션 94.7%, 에코프로비엠 92.5% 등이다.

업계에서는 시가총액 30위 내 기업 가운데 지역인재 비율이 90%에 달하는 기업은 에코프로가 유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에코프로의 지역 인재 경영 모델은 지방대 출신을 선발해 교육시킨 이른바 '지방대 신화'의 상징으로 평가받으며, 지방소멸의 대안을 기업이 앞장서서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에코프로는 1998년 회사 설립 이후 서울 수도권이 아닌 충북 오창을 사업 본거지로 삼아 지역 인재 고용으로 성장했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은 교토의정서 관련 기사를 읽은 뒤 환경산업이 유망할 것으로 내다보고 충북 오창 산업단지 1300평을 매입해 생산 거점으로 삼았다.

회사는 이후 공장에서 배출되는 유해가스 저감 촉매 개발을 시작으로 양극소재로 사업을 확대하며 글로벌 환경·이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성장했다.

오창에 근무하는 에코프로 인력은 약 1200명가량으로 충청지역 대학과 고등학교 출신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지금까지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오창에 투자했다.

경북 포항에는 2017년부터 2조원가량을 투자해 이차전지 생태계인 '클로즈드 루프 에코 시스템'을 구축하며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포항 생산라인 구축 5년만인 지난해 고용인력은 2100명으로 늘었는데 95%가량이 지방대·지역 고등학교 출신 인력이다.

이들 지역 인재들이 현재 양극재 15만톤, 전구체 5만톤, 리튬 1만3000톤을 포항에서 연간 생산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2025년까지 2조5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제2 포항캠퍼스를 조성할 방침이다.

그 결과 에코프로 본사가 위치한 충북은 물론 경북 포항의 상용 일자리수도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에코프로 본사가 위치한 충북에서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상용근로자 수는 2020년 45만8900명에서 지난해 50만5800명으로 늘었다. 포항캠퍼스가 위치한 경북의 상용근로자 수는 2020년 63만8400명 지난해 65만500명으로 증가했다.

에코프로 임직원들의 소득 수준도 회사가 성장하면서 꾸준히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에코프로 회장은 2018년 창립 20주년을 맞이해 "한 번도 월급날을 지키지 못한 적은 없지만 월급이 나올지 말지 조마조마하면서 지내온 임직원들에게 죄송하다" 며 "회사 성장의 과실을 임직원들과 나누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시에 따르면 에코프로 그룹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에코프로비엠은 2020년 고용인력이 930명, 1인당 평균급여가 5400만원이었는데, 2021년에는 1151명 고용에 6600만원, 2022년에는 1314명 고용에 7900만원으로 평균급여가 증가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은 에코프로가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해 글로벌 이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발돋움한 만큼 지방 인구 감소와 소멸화를 방지하기 위해 기업인으로서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며 "지역 일자리가 늘어나기 위해서는 지역 문화 예술 교육 인프라가 잘 갖춰져야 한다는 게 이 전 회장의 기업인으로서 소명의식"이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