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쟁당국, 내달 대한항공-아시아나 결합 승인에 무게

연합뉴스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양 사의 합병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E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를 내달 14일 이전에 발표할 방침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EC에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각과 유럽 4개 도시 노선의 운수권 및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 일부 이전 등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할 '시정조치안'을 제출한 바 있다. EC는 이를 토대로 기업결합을 승인할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이다.

EC가 조건부 승인을 결정하면 기존 아시아나항공의 여객 운수권과 화물 사업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내달 EU의 승인이 마무리되면 양 사의 합병은 미국과 일본 경쟁당국의 문턱만 넘으면 된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국 중 11개국의 승인을 받은 상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이 EU 못지않게 강경한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향후 일정 역시 미지수다. 앞서 지난해 미국 법무부가 경쟁 제한을 이유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미국 법원이 LCC 제트블루가 스피릿항공을 인수·합병하는 것에 대해 고객들에게 피해를 줄 수있다고 판결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과 미국 노선을 공동 운항 중인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이 노선 경쟁력 약화 등을 이유로 양사 통합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만약 대한항공이 미국과 일본의 합병 승인을 따내기 위해 슬롯을 경쟁사에 추가로 넘길 경우 '항공산업 경쟁력 약화'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대한항공 측은 "해외 경쟁당국과 원만하게 시정조치 협의를 완료하고 최종 승인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방침이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