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가자지구 치안 통제권 이스라엘이 가져야"

김태훈 2024. 1. 2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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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격한 언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른바 '2국가 해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통화 후 미국 언론들은 네타냐후가 바이든에게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완전히 배제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이스라엘 총리실의 성명은 미 언론 보도를 반박하면서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에 반대한다'는 네타냐후의 의지는 확고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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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제거 이후 정책 놓고 美와 충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격한 언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른바 ‘2국가 해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2국가 해법이란 이스라엘과 마찬가지로 팔레스타인도 독립한 주권국가로 만듦으로써 두 나라가 대등한 관계 아래 평화롭게 공존하게끔 하자는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네타냐후는 이날 총리실을 통해 성명을 발표했다. 총리실은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에서 지난 몇 년간 유지해왔고,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밝힌 입장을 반복했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지난 몇 년간 유지해왔고,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밝힌 입장’이란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에 반대한다는 방침을 의미한다.

네타냐후는 19일 바이든과의 통화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 등 중동의 현안을 주제로 논의했다. 바이든은 팔레스타인의 항구적 평화와 안전을 위해 2국가 해법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 후 미국 언론들은 네타냐후가 바이든에게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완전히 배제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이스라엘 총리실의 성명은 미 언론 보도를 반박하면서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에 반대한다’는 네타냐후의 의지는 확고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총리실은 “하마스를 제거한 이후 가자지구가 더는 이스라엘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완전한 치안 통제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네탸냐후 총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하야를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열리고 있다. 이들은 네타냐후가 인질 구출에는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무고한 팔레스타인 주민들만 희생시켰다고 비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2023년 10월7일 하마스의 기습으로 촉발됐다. 당시 하마스는 이스라엘 민간인들을 공격해 1200여명을 살해하고 230여명을 인질로 잡아 자기네 근거지인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인질 일부는 풀려났지만 상당수는 목숨을 잃거나 여전히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다.

이에 이스라엘은 전쟁을 선포하고 전투기를 동원해 가자지구를 공습하는 한편 지상군까지 투입해 소탕작전을 벌이는 중이다. 문제는 하마스 지도자와 대원이 아닌 민간인들도 교전 도중 목숨을 잃은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팔레스타인 측 통계에 의하면 전쟁 발발 후 사망한 팔레스타인 주민은 무려 2만5000명가량 된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팔레스타인 문제를 풀 방법으로 2국가 해법을 지지한다. 현재 마무드 아바스 수반이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일부 아랍 국가들 사이에서만 국가로 인정받을 뿐 정식 독립국 지위를 획득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문제의 한 당사자인 이스라엘이 2국가 해법을 수용해야 하는데, 강성 민족주의자인 네타냐후는 이를 거부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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