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었던 300이닝, 마침내 완성된 2024 마운드···KIA, 올해는 선발 야구다
KIA가 현역 빅리거로 마지막 단추를 채웠다. 2024년, 선발 야구로 승부한다.
KIA는 지난 19일 제임스 네일을 영입하면서 외국인 선수 구성을 완료했다. 10개 구단 중 마지막으로 계약을 마쳤을 정도로 긴 고민을 한 KIA는 그만큼 기대치를 높일만한 투수들을 영입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네일은 2022년 빅리그에 데뷔해 두 시즌 동안 17경기에 등판했다. 빅리그 경력이 아주 많지는 않지만 세인트루이스의 40인 로스터에 포함돼 있던 선수다. KIA는 이적료를 지불하고 네일을 데려왔다.
앞서 먼저 영입한 윌 크로우는 빅리그 94경기 등판 경험을 가졌다. 2021년 피츠버그에서 선발로, 2022년에는 선발과 불펜으로 2년 연속 풀타임을 빅리그에서 뛰었다. KIA가 1선발로 구상하고 있는 투수다.
둘 다 최고구속 153㎞까지 찍으며 여러 변화구를 던진다. KIA는 크로우를 좀 더 강력한 구위형이라 평가하며 네일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안정감이 더 돋보이는 투수라고 판단하고 있다.
KIA는 지난해 5강에서 탈락했지만 시즌 준비를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부터 작년 우승 팀 LG가 경계하는 등 올시즌 강팀 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분위기다. 그 중심에는 타선이 있다. 김도영이 입단하고 최원준이 군에서 복귀하고 박찬호가 타격에서 발전하며 타선 짜임새가 몰라보게 좋아졌다. 나성범, 최형우, 소크라테스, 이우성이 있어 장타력도 밀리지 않는다.
지난해 KIA는 팀 타율 2위(0.276), 불펜 평균자책 2위(3.81)였지만 선발 평균자책이 9위(4.38)였다. 외국인 투수와 달리 국내 투수진은 탄탄한 편이다. 리그 에이스 양현종과 2년 연속 10승 거둔 이의리, 연차에 비해 안정적인 5선발 윤영철이 있다. 결국 미흡했던 외국인 원투펀치는 치명적인 줄부상 속에서도 끝까지 경쟁력을 보였던 KIA의 가장 부족했던 점으로 꼽히고 있다.
김종국 KIA 감독은 지난 시즌을 시작하기 전 “외국인 투수 둘이 합쳐서 300이닝만 던져주면 정말 만족하겠다”고 했다. 외국인 투수에 대한 눈높이를 많이 낮추고 있었다. 투수의 150이닝은 풀타임 선발로 뛰는 최소한의 기준이지만, 리그에 새로 등장하는 외국인 투수에게는 쉽지 않은 성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올해도 사령탑은 조심스럽다. 그러나 기대하고 있다. 김종국 감독은 지난 19일 기자와 통화에서 “재계약 한 투수라면 몇 승, 몇 이닝이라는 기대치를 설정할 수 있지만 새 투수들은 시작해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 여럿 있다. 나는 10승보다는 많은 이닝을 던져주기를 원한다. ‘최소’ 300이닝만 던져주면 훨씬 좋은 성적이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구단에서 신중하게 좋은 외국인 투수들로 잘 채워준 것 같다. 둘 다 경험도 많고 안정적인 것 같아 기대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KIA 외국인 듀오가 10승 이상씩을 거둔 것은 애런 브룩스와 드류 가뇽이 11승씩 기록했던 2020년이 마지막이다. 외국인 투수 둘이 풀타임 시즌을 책임지고, 둘이 300이닝 이상을 던져준 마지막 시즌이기도 하다.
양현종을 보유한 KIA는 이의리가 규정이닝은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의 고정 선발로 성장하면서 든든한 국내 선발 듀오를 갖추고 있다. 외국인 투수들이 ‘정상 활약’만 해주면 규정이닝 투수 4명도 나올 수 있는 팀이다. 불펜도, 타선도 전력 누수 없이 지난 시즌보다 나은 최상의 조합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강한 외국인 듀오를 기대하며 마운드를 완성한 KIA가 올해는 선발 야구로 출격한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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