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에 김하성 입 열었다 "더 이상 피해자 없길..." 美 현지 2000억설 초대박 평가에 "일단 감사하다"
김하성은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떠났다. 김하성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한 뒤 내달 애리조나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20일 뉴시스에 따르면 김하성은 출국 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할 때부터 매년 성장하는 게 목표였다. 미국에서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올해는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며 자신감과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하성은 출국 소감에 대해 "올 시즌은 내게 매우 중요한 한 해다. 그래서 예정보다 좀 더 일찍 (미국으로) 들어가 훈련하려고 한다. 준비를 잘한 만큼 올 시즌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발전하고 싶은 부분에 대해 "타격"이라면서 "지난해에는 장타율을 더 높이고 싶다고 했는데, 생각한 만큼 기록이 안 나왔다. 그런 부분을 생각해서 웨이트 트레이닝도 많이 했고 벌크업도 했다. 올해는 내가 원하는 장타가 더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면서 운동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하성은 지난 시즌 샌디에이고의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메이저리그 162경기 중 152경기에 출장해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84득점 2루타 23개, 75볼넷 124삼진 38도루(9도루 실패) 출루율 0.351, 장타율 0.398, OPS(출루율+장타율) 0.749의 성적을 올렸다.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다.
김하성은 2024시즌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부분에 관해 "아직도 타격에 의문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또 비시즌 때 열심히 노력했다. 로스앤젤레스로 가서 개인 타격 코치와 훈련할 생각이다. 2023년보다는 올해가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2021년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면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1년 계약을 맺었다. 올해가 계약 마지막 해. 만약 샌디에이고 구단과 김하성이 상호 동의 하에 추가 1년 계약을 맺을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당장 2024시즌 종료 후 FA 시장에 나오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다른 구단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샌디에이고는 오프시즌에 거액의 돈을 투자하고도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는 등 이렇다 할 확실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최근에는 지역 중계방송사의 파산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재정에 큰 타격을 받은 상황.
김하성은 자신을 둘러싼 트레이드설에 관해 "첫해에 힘들고 그랬던 게 엊그제 같다. 그런데 벌써 샌디에이고에서 마지막 해가 됐다. 올해 FA 자격을 얻는다. 나에게는 매 시즌이 중요했고, 올 시즌에도 똑같이 하려고 한다. 기대된다. 3월에는 서울 시리즈(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개최될 예정인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의 2024 메이저리그 공식 개막전)도 열리기 때문에 큰 기대가 된다. 트레이드에 대해서는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같은 지구에 속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는 키움 히어로즈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정후가 새롭게 빅리그 무대를 밟는다. 김하성은 "(이)정후가 좋은 계약을 맺어서 정말 축하한다. 한편으로는 (이정후가) 동생이기 때문에, 그 금액을 뛰어넘을 수 있는 활약을 펼쳐야 할 거라 생각한다. 정후도 첫 시즌을 맞이하는데, 항상 말했듯이 건강하게 부상 없이 치른다면 '한국의 이정후'가 '미국의 이정후' 그대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정후가 이정후 한다' 그런 시즌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거라 본다"며 후배를 향한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 "정후가 우리 팀에 오기를 사실 엄청나게 바랐다. 기대도 했다"면서 "샌프란시스코에서 정말 좋은 조건에 계약해 다행이라 생각한다. 스포츠 선수는 그런 계약 자체가 자신의 가치다. 그래도 시즌 때 만나면 적이다. 정후가 나를 향해 타구를 날린다면 봐주는 거 없이 다 잡겠다"고 선전 포고를 했다.
김하성은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기쁘고 좋다. 이제는 (KBO 리그) 구단 팬들의 응원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응원을 받을 것이다. 그렇기에 더 큰 책임감과 부담을 갖고 경기에 나서야 한다. 또 그들이 잘해야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아마추어 선수들이나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후배들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하성은 2023시즌에 공격도 잘했지만, 수비에서도 더욱 빛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매 경기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수비 실력을 선보이며 샌디에이고 내야진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022시즌 김하성은 주로 유격수로 활약했다. 131경기를 유격수, 24경기를 3루수로 각각 나섰다. 하지만 2023시즌에는 2루수 중심의 전천후 활약을 펼치며 사령탑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다. 실책도 2021시즌 5개에 이어 2022시즌 8개, 2023시즌에는 7개를 기록했다. 야구 통계 매체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5.8을 기록, 내셔널리그 전체 8위에 랭크됐다. 이런 맹활약을 바탕으로 시즌 후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또 실버슬러거 후보에도 올랐으며, 한국인 역대 3번째로 MVP 투표에 이름을 올렸다.(내셔널리그 14위)
만약 김하성이 이와 같은 계약을 맺는다면 코리안 메이저리거 역대 최고 규모의 계약이라는 한국 야구의 새 역사를 쓴다. 종전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최고 규모 계약은 추신수(현 SSG 랜더스)가 지난 2013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맺은 7년 1억 3000만 달러였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이정후가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71억 원)로 총액 규모로는 그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김하성은 "받을지 안 받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감사하다"며 웃은 뒤 "올해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동기 부여도 된다.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김하성은 같은 지구에 속한 LA 다저스의 일본인 듀오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자주 만날 예정이다. 이에 대한 질문에 김하성은 "똑같은 메이저리그 선수라 생각한다. 오타니나 야마모토가 나와도 동등한 입장에서 경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 때려낼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고 했다. 또 아직 FA 시장에 남아있는 류현진과 샌디에이고가 연결되고 있는 것에 관해 "(류)현진이 형과 정말 같이 뛰고 싶다. 함께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영광이다. 현진이 형 같은 경우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베테랑 선수다. 샌디에이고에도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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