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우주시대…비상 중인 K-스타트업
■ 민간 주도 뉴 스페이스 시대 ... 각축전 벌어지는 우주 산업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입니다. 막강한 자본을 가진 글로벌 기업은 우주 관광 서비스 등 우주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고 선진국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민관 협력을 통해 기술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시장예측보고서를 통해 오는 2040년 우주산업 시장은 1조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우주산업은 보통 위성과 발사체를 만들어 발사하는 업스트림(upstream)과 위성영상을 활용하거나 통신을 서비스하는 다운스트림(downstream)으로 구분된다고 합니다.
국내 스타트업들은 업스트림에서 위성체, 발사체, 지상국 분야에서 기술 개발과 제작 등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우주로 날아간 K-스타트업… 성과 '속속' 나와
지난해 3월, 브라질 공군기지에서 우리 민간 기업이 개발한 우주 발사체가 우주로 올라갔습니다.
이노스페이스가 5년여간 개발한 '한빛-TLV'가 그 주인공인데 고체 연료와 액체 연료의 장점을 결합한 15톤급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을 국내 최초로 장착했습니다. 엔진 성능 검증을 위한 시험용 발사로 4분 30초 정도 우주를 향해 비행했습니다.
최근에는 로켓 재사용 발사 시험에도 성공했습니다. 김수종 대표는 "재사용 발사체 같은 경우는 스페이스 X를 통해서 잘 알고 있으시겠지만, 가격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발사했던 발사체를 회수해서 재사용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이브리드 로켓의 강점에 대해서도 "폭발을 하지 않는 안전성을 확보하면서도 전체 발사체를 구성했을 때 부품 수를 줄일 수 있어 제작 원가에도 영향을 줘 서비스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노스페이스는 재사용발사체 기술 개발과 시연체를 통한 실제 비행시험 환경 성능 검증을 오는 마무리하고 ‘한빛-나노’에 재사용 기술을 적용한단 계획입니다.
자체 개발한 초소형 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린 스타트업도 찾았습니다.
나라스페이스에서 3년 정도 공들여 만든 초소형위성 '옵저버 1A'호는 큰 생수병 4개 정도 크기입니다. 작지만 고도 525㎞에서 너비 1.5m 이상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해상도를 갖췄으며, 원하는 지역의 지구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고 합니다. 취재진이 업체를 찾았을때 모니터를 통해 우주를 비행 중인 옵저버 1A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박재필 나라스페이스 대표는 "그때 같이 발사한 위성이 130개 정도였는데 그 중에 가장 먼저 교신이 돼 정말 기분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산화 할 수 있는 어 대부분 부품은 자체적으로 만들었고 나머지 부품은 해외 파트너사 통해 제조 단계부터 협력해서 만들었다"며 "구성품의 60% 정도 자체 개발한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위성을 통한 다양한 사업도 계획 중입니다. 박 대표는 "위성이 어떤 데이터 수집 도구 등 활용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기존 우주 헤리티지(우주검증이력)를 발판삼아 위성을 대량 생산해서 지구 관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 진입 장벽 높은 우주 산업...
단계별 맞춤형 지원 필요
우주는 특수 분야다 보니 진입 장벽이 높고 초기 성과를 보여줄 때까지 버티기도 쉽지 않습니다.
김영민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 사무국장은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창업한 후에 7년 이내 기업들로 보고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연도별로 평균 5.6개 창업 기업이 나왔다"며 전체로 보면 8, 9% 정도 차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정부가 발간한 우주산업실태조사에서 22년 기준 우주 분야 창업기업의 수는 40곳 정도로 전체 기업의 9% 수준이라고 합니다.
초기에 창업한 두 대표가 토로한 고충도 비슷했습니다. 김수종 대표는 "창업한 2017년, 우리나라에서 어떤 성공 사례도 없었고 이 산업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훨썬 더 컸던 때라서 지금 개발 중인 발사체 비용 90% 가까이 민간 투자를 통해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발사체 같은 경우에는 최소한의 성과를 만들어 내는데 많은 자금이 필요하고 개발 인프라도 필요하다"며 "시험 발사장 이런 것들이 갖춰지지 않아보니 가능성을 보여주는 과정이 상당히 어려웠다"고 토로했습니다.
박재필 대표도 "외국의 경우 전담 기관 등에서 여러 기업을 해외 쪽으로 많이 연결도 시켜주고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며 "국내 한정이 아니라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우주 정책 등 관련된 예산이 변한다고 하면 긴 호흡으로 진행되는 우주 개발의 특성상 기업이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정부 철학이 명확하게 서서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정책을 펼쳐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영민 사무국장은 단계별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디어가 있는 초기 단계라면 아이디어의 사업성 여부 등을 검토해주고 기술을 연구하는 시간 동안 창업자가 필수로 인지해야 하는 기법이나 인증 등을 알려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어느 정도 개발이 완료됐다면 이들 기업이 프로젝트 형식으로 다른 사업자들과 함께 시험해볼 기회, 나아가 시장에 참가할 기회를 제공해줘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우주 개발은 대규모 자본이나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인 만큼 정부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장기적 로드맵을 따라 연구 지원 등 인프라 구축에 주력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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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호 기자 (yellowcar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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