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천검’ 장착 공격력 업… K방산 기술 결정체 양산 착착 [뉴스 인사이드-육군 차기 공격헬기 LAH 생산 현장]
20㎜ 기관포 등 실은 소형 무장헬기
시야 밖 표적 탐지해 타격·자동 비행
수리온 개발한 경험 바탕 기술 진전
5조7500억원 들여 2031년까지 양산
부품 9000여개·구매품 6200여개 조립
70여종 기능시험 끝 시험비행 후 납품
메인기어박스 등 핵심기술 국산화 병행
수리온은 개량해 중동·동남아 수출 모색
지난달 20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헬기를 제작하는 공장인 회전익동에 들어서자 노란 색깔의 금속 뼈대들이 눈에 들어왔다. 2020년대 육군 항공부대 핵심 전력이 될 소형무장헬기(LAH) 양산 1호기였다.
2015년 방위사업청과 KAI가 체계 개발 계약을 맺은 직후 개발이 이뤄진 LAH는 2019년 시제 1호기가 첫 비행을 했다. 2022년 11월 제147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최초 양산안이 의결됐다. 이에 따라 2031년까지 5조7500억원을 들여 LAH를 만들게 된다. KAI의 LAH 최종조립생산기술팀 김선상 팀장은 “10년 이상에 걸친 수리온 헬기 제작으로 확보한 경험과 기술 인력을 통해 고품질 헬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에 기반해 2023년 양산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가까이서 본 LAH는 수리온보다 크기가 작고 내부 공간이 협소했다. 좁은 공간에 전자·통신·항법·생존 장비와 천검 대전차미사일, 20㎜ 기관포 및 탄약 등을 추가로 실어야 한다. 양산 1호기 내부를 살펴보니 후방 동체가 시작되는 부분까지 생존 장비 등이 빼곡하게 장착됐다. LAH 제작 난도가 수리온보다 높은 이유다.
LAH에는 KAI가 제작한 부품 9000여개와 구매품 6200여개가 들어간다. KAI가 직접 만드는 부품은 경남 지역 80여개 협력사와의 공정 협업을 통해 제작된다. 주요 구성품은 90여개 국내외 협력업체를 통해 구매하고 있다.
제작 과정은 구조조립과 최종조립으로 구분된다. 구조조립은 기체 형상을 제작하는 과정이다. 각 부품을 다양한 방식의 공정을 통해 만들고 조종석이 있는 전방 동체, 꼬리 부분의 후방 동체, 전·후방 동체를 연결하는 중앙 동체를 제작한다. 이후 전방·중앙 동체를 서로 결합하면 구조조립이 끝난다.
최종조립 과정에선 후방 동체를 결합하고 엔진, 유압, 전기, 항공전자, 동력전달 계통 등을 장착한다. 최종조립이 완료된 기체는 70종 이상의 기능시험 절차서에 따라 구성품에 대한 기능 점검을 수행한다. 점검에서 이상이 없다고 판단되면 외부 도장을 진행하고 헬기 기체 상부의 메인 로터 날개(블레이드)를 장착한 뒤 시험비행에 나선다. 이후 군에 기체를 납품한다.
KAI는 LAH 기체 위쪽에 장착되는 메인 로터 날개 생산라인도 구축했다. 김 팀장은 “개발과 양산이 효율적으로 연계된 복합재 날개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 LAH 메인 로터 날개를 선진국 지원 없이 국산화해 양산하는 성과를 이뤘다”고 말했다.
양산 1호기 기체의 뒤쪽으로 가니 LAH 후방 동체의 끝부분이 보였다. LAH가 다른 헬기와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이는 부분이다. 기체 후방에 일반적인 테일 로터 날개를 장착한 수리온과 달리 LAH는 덕티드 팬을 만들고, 테일 로터와 기어박스를 탑재하는 형태를 적용했다. 헬기 테일 로터 날개가 나무나 전신주 등에 부딪혀 손상되면 비행 안전에 치명적 문제가 발생하는데, 덕티드 팬은 이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덕티드 팬을 만들려면 높은 정밀도가 요구된다. 김 팀장은 양산 1호기의 덕티드 팬을 가리키며 “테일 로터 날개와 덕티드 팬 간격이 수㎜로 유지되어야 해서 복합재를 이용해 팬 내부 직경을 균일하게 하는 기술을 쓴다”고 설명했다.
◆기존 헬기와 차원이 다르다
생산라인을 둘러본 직후 LAH 시제기가 있는 격납고로 이동했다. 시험비행을 담당하는 김진수 수석조종사의 안내를 받아 조종석을 비롯한 기체 내·외부를 살폈다. 조종석 뒤에는 빈 공간이 있었다. 작전 특성 등에 따라 지상전투 지휘통제나 특수전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
조종사 2명이 나란히 앉는 형태인 LAH는 AH-1S를 비롯한 기존 공격헬기와 차이점이 많다. 과거에는 조종사가 육안으로 지상표적을 보며 사격했다. 지상에서의 대공사격을 피하려면 피탄 면적을 줄여야 했고, AH-1S나 AH-64처럼 조종사가 앞뒤로 앉는 형태를 적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LAH는 비(非)가시선에서 표적을 타격하는 천검 공대지미사일을 장착한다. 무인기나 지상 수색부대 등에서 표적 정보를 받으면, 먼 거리에서도 미사일을 쏠 수 있다. 적의 시야에서 벗어나 공격하므로 기존 조종석 배치 형태에서 자유롭다. 조종석의 시야가 더 넓어지는 효과도 있다.
LAH는 조종사의 부담을 크게 줄이는 기술도 적용됐다. 김 수석조종사는 “옛날엔 헬기 조종사가 조종·항법·통신·사격을 모두 해야 했다”며 “LAH는 비행과 항법이 자동화되어 조종사는 탐지·공격에 더 신경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KAI는 육군에 수리온과 의무후송 전용헬기를 납품했고, 해병대용 상륙기동헬기도 생산했다. 경찰, 소방 등에서 쓰는 관용헬기도 제작하고 있다.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KAI는 수리온 해외 판매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중동과 동남아시아 환경에 맞춰 에어컨과 모래먼지필터 등을 적용하고, 현지에서 원하는 장비를 장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헬기 핵심 기술 국산화도 이뤄진다. KAI는 메인기어박스와 함께 헬기의 동력전달계통을 설계, 제작, 조립, 시험평가, 인증하는 헬기용 동력전달시스템 국산화 개발 프로젝트를 2032년까지 진행한다. KAI 관계자는 “이 프로젝트로 확보한 기술은 수리온 개량형 개발, 수리온 및 LAH 수출 확대, 한국군 차세대 헬기 개발 등에 대응할 초석”이라고 밝혔다.
사천=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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