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맡겼는데'…수천만원 물건 훔친 가사도우미

수원법원종합청사 전경. 경기일보 DB

4년 가까이 일한 집에서 상습적으로 명품 패딩 등 수천만원 상당의 물건을 훔친 40대 가사도우미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형사2단독 박상준 판사는 절도 혐의를 받는 A씨(48)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2년 11월22일 화성에 있는 B씨(40)의 아파트에서 일하던 중 시가 150만원 상당의 몽클레어 패딩을 가방에 숨겨 나온 것을 비롯, 2021년부터 2023년 4월까지 총 34차례에 걸쳐 4천341만여원 상당의 재물을 훔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B씨가 집을 비운 사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19년 6월부터 2023년 4월까지 B씨 집에서 일했다.

다만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사실 중 A씨가 같은 기간 훔쳤다고 적시된 4번의 범행, 4천200만원 상당의 물품 절도는 무죄로 판단했다. A씨가 에르메스 종이가방 안에 불상의 물건을 들고 나가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지만, 이 안에 에르메스 가방이 들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였다.

또한 피해자인 B씨는 A씨가 변론이 끝난 뒤 선고를 앞두고 기습적으로 5천만원을 공탁해 사실상 감형을 위한 공탁이라며 엄벌을 탄원했지만, 박 판사는 A씨가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고 이 같은 상황을 유리한 정상으로 판단했다.

박 판사는 “피해자 집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면서 신뢰관계를 이용해 피해자 소유 고가의 신발과 의류 등을 지속적으로 절취해 그 죄질이 중하다”며 “수사 초기 범행을 부인하면서 증거인멸을 시도하다가 범행을 시인했고, 피해자도 상당한 충격을 받아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범행을 시인하고 있고, 피해품 중 절반 정도가 피해자에게 반환됐다”며 “변론 종결 이후 피해 회복을 위해 5천만원을 공탁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