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레미제라블' 김성식 "앙졸라, 최고의 행운...장발장도 어필해 뒀습니다"

장민수 기자 2024. 1. 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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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나중에 꼭 장발장을 하고 싶다고 해외프로덕션 분들께 어필해 뒀어요. 물론 그렇다고 봐주는 거 없겠지만요. 하하."

김성식은 그런 앙졸라를 "절대 흔들리지 않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렇게 완성한 김성식만의 앙졸라는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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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식, 뮤지컬 '레미제라블' 앙졸라 역 출연
치열한 오디션 거쳐 "원래 마리우스 하려 했지만..."
"흔들림 없는 신념...우뚝 선 모습부터 나오죠"
3월 10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MHN스포츠 장민수 기자) "저도 나중에 꼭 장발장을 하고 싶다고 해외프로덕션 분들께 어필해 뒀어요. 물론 그렇다고 봐주는 거 없겠지만요. 하하."

2012년 초연 앙졸라 김우형은 2015년 재연에서 자베르로, 재연 앙졸라 민우혁은 2023년 삼연에서 장발장으로. 뮤지컬 '레미제라블' 앙졸라 역은 주연으로 가는 일종의 등용문처럼 됐다.

자연스레 새롭게 앙졸라 역을 맡을 배우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시즌은 김성식과 김진욱이 더블캐스팅 돼 지난 10월부터 공연 중이다. 그중 헤어스타일부터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배우 김성식을 만나봤다.

'레미제라블'은 이름값이 아닌 철저한 오디션을 통해 배우를 선발한다. 김성식 역시 마찬가지. "학연, 지연 없이 맨땅에 헤딩하듯 도전했다"는 그는 국내와 해외 프로덕션에 차례로 실력을 선보이고 역할을 거머쥐었다.

대학 시절 '레미제라블' 공연을 하며 애정을 키웠다는 그는 당초 마리우스 역으로 도전 예정이었다. 그러나 '마타하리'를 함께 하고 있던 김문정 음악감독의 권유로 앙졸라 역에 도전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그의 운명을 바꾼 선택이 됐다.

"대학 때 공부했던 마리우스는 지금까지의 마리우스와 달라서 그걸 표현해 보고 싶었어요. 더 힘이 있고 열정적인 모습. 한 번쯤 해보고 싶었죠. 근데 김문정 감독님께서 나이나 체격을 고려하면 앙졸라가 더 어울린다고 하시더라고요. 결국 저한테 맞는 옷은 따로 있었던 거죠."

앙졸라는 극중 혁명운동을 이끄는 인물이다. 야망 있고 리더십 강한 혁명가. 무대 위에 있는 시간이 길지는 않지만, 임팩트는 강렬하다. 김성식은 그런 앙졸라를 "절대 흔들리지 않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처음엔 그냥 학생 무리의 우두머리라고 봤는데, 그의 신념과 목표가 친구들과는 완전히 달라야 했어요. 죽는 것조차 승리라는 생각이죠. 친구들이 약한 소리 해도 앙졸라는 꼭 싸우다 이길 거라고 해요. 그런 점이 달라요. 절대 꺾이지 않는 신념. 그가 우뚝 서 있는 모습에서부터 나오죠." 

평소와 다른 곧은 자세부터, 송스루 작품으로서 완벽한 타이밍을 맞춰야 하는 것까지. 쉽지 않은 역할이다. 다행히 '앙졸라 출신' 두 선배 김우형, 민우혁, 그리고 더블캐스팅 된 김진욱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완성한 김성식만의 앙졸라는 어떤 모습일까.

"사실 아무것도 모를 때는 저만의 앙졸라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근데 쓰여진 대로 연기하고 노래하다 보면 자연스레 제 모습이 드러날 테고, 앙졸라에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에서도 보여지는 게 아닐까 싶어요. 그럼에도 제가 가진 장점이라고 하면 무대에서의 에너지? 그건 특별히 더 보여주려고 하는 부분 같아요. 자신감 있게 에너지 넘치게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 말이죠."

길게 기른 헤어스타일도 앙졸라의 매력을 한층 강조한다. 이와 관련해 김성식은 "로망이 있어서 공연 전 공백기에 기르고 있었죠. 원래 가발을 쓸 생각이었는데 연출님이 연습 때 제 긴 머리 보시고는 그냥 그대로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가발 써보고 싶어서 피팅도 했는데, '퍼펙트 앙졸라스 헤어(Perfect Enjolras Hair)'라면서 안 주시더라고요.(웃음)"라고 비하인드도 전했다.

2017년 뮤지컬 '레베카' 앙상블로 데뷔한 그는 2020년 JTBC '팬텀싱어3' 레떼아모르(길병민, 김성식, 박현수) 멤버로 3위를 차지하며 대중에 얼굴을 알렸다. 이후 2022년 '마타하리' 아르망 역을 통해 첫 주연을 맡았다. 

그리고 '레미제라블'을 통해 뮤지컬배우로의 커리어를 본격적으로 쌓기 시작했다. 그에게 남다른 의미로 남을 수밖에 없을 듯하다. 

"2023년도에 이 작품 만난 게 최고의 행운"이라는 그는 "언제 어떤 작품을 만나느냐에 따라 배우가 달라진다고 생각하는데 지금이 그 시점인 것 같다"라며 달라진 마음가짐을 전했다.

"이번 작품 통해 다음 작품에 대한 자신감이 좀 생긴 것 같아요. 배우는 자기 객관화가 잘 돼야 한다고 봐요. 그래서 하루하루 부족한 부분을 더 찾으려고 하고 있고요. 늘 첫공처럼, 막공처럼 똑같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게 실력 아닐까 싶어요." 

사진=배우 김성식(EMK엔터테인먼트 제공), 뮤지컬 '레미제라블' 공연 장면(레미제라블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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