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푸틴 방북에 “최상최대의 성심 환대 준비”···방북 추진 속도낼 듯
방북 땐 2000년 7월 이후 24년 만에 성사
북한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에 대해 ‘최상최대의 성심’으로 환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러에 대한 답방 형식인 푸틴 대통령의 방북 추진에 속도를 붙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21일 최선희 외무상의 지난 14∼18일 러시아 방문 결과와 관련한 외무상 보좌실의 공보 내용을 보도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보좌실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정부는 푸틴 대통령 동지의 우리나라 방문을 열렬히 환영하며 조선 인민의 가장 친근한 벗을 최상 최대의 성심을 다하여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또 푸틴 대통령이 최 외무상과 만난 자리에서 “빠른 시일 내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방문하려는 용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앞서 러시아 크렘린궁도 지난 19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해 정확한 날짜는 아직 없지만, 외교 채널을 통한 조율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방북 시기는 오는 3월 15~17일 대통령 선거 전후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선 우위를 바탕으로 5선에 성공한 뒤 방북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선거 전 북한을 깜짝 방문해 밀착 관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2000년 7월 이후 24년 만이다.
특히 최근 북한은 남측을 제1적대국으로 규정하고, 한반도 전쟁 불사 입장을 강조하는 등 연일 위협 수위를 고조시키고 있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이후 군사 밀착에 속도를 내온 북·러는 푸틴 대통령 방북을 계기로 새로운 협력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또 군사 강국인 러시아를 등에 업고 북한이 호전적 태도를 더 불붙일 수도 있다.
이번 최 외무상 방러에서 러시아는 북한이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사용되는 미사일과 포탄을 지원한 데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러시아 측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우크라이나에서의 특수군사작전과 관련한 러시아 정부와 인민의 입장에 전적인 지지와 연대성을 보내주고 있는 데 대하여 깊은 사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향후 국제 문제에 대한 양국 간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 통신은 쌍방이 “조선반도(한반도)와 동북아시아를 비롯한 여러 지역 및 국제 문제들에 대한 심도 있는 전략적 의사소통을 진행하고 견해 일치를 보았다”고 밝혔다.
또 “조러(북·러) 두 나라의 핵심 이익을 수호하고 자주와 정의에 기초한 다극화된 새로운 국제질서를 수립해 나가는 데서 전략적 협조와 전술적 협동을 더욱 강화해 나가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불패의 전우관계’, ‘백년대계의 전략적 관계’라며 부각시켰다. ‘자주와 정의에 기초한 국제 질서’라고 언급한 것은 ‘자유와 민주주의 질서에 기반한 연대’를 강조하고 있는 한·미·일 협력에 대한 견제로 읽힌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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