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최초'도 목마르다…'1억 달러 평가'에도 "성장하겠다", 한결같은 유일 목표
[인천공항=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올해가 중요한 해니까요."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올 시즌을 마치면 FA가 된다.
메이저리그에서 김하성은 꾸준하게 성장세를 그렸다. 빅리거 첫 해였던 2021년 주로 백업으로 나섰던 그는 117경기에서 267타석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타격감 유지가 쉽지 않았다. 타율 2할2리에 그쳤다.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기회를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2루수와 3루수 유격수 가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수비를 했고, 150경기에서 11홈런을 날리며 장타력까지 보여줬다.
확실하게 샌디에이고 일원이 된 김하성은 올 시즌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152경기에서 타율 2할6푼 17홈런 38도루로 공·수·주에서 만개된 기량을 뽐냈다.
역사도 썼다.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품었다. 아시아 선수 최초의 수상이다.
지난해 10월 한국에 온 김하성은 지난 20일 미국 LA로 출국했다. 예년보다는 다소 빨랐던 페이스다.
김하성은 "중요한 해"라고 밝혔다.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진출 당시 4+2년 계약을 했다. +2년은 상호 옵션. 주가가 폭등한 만큼, 샌디에이고 잔류 가능성은 높지 않다. 더욱이 샌디에이고는 현재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김하성은 꾸준하게 트레이드 매물로 현지 언론에 거론되고 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으로 빅리그 진출에 도전한 이정후는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했다. 김하성을 향해서도 1억 달러가 넘는 계약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김하성은 시즌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1억 달러 이야기가 나오자 "받을 지 안 받을 지 모르지만, 감사하다. 올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트레이드 이야기는 딱히 신경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글러브 수상 등 굵직한 성과를 냈지만, 아직 목마르다. 그는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할 때부터 매년 성장하자는 게 나의 목표였고, 다짐이었다. 미국에서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거 같아 올해도 좋아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아직 타격에 의문이 있다. 그만큼 비시즌에 열심히 노력했다. LA에 가서 개인 타격코치와 훈련을 할 생각"이라고 과제를 밝혔다.
특히 장타에 대한 갈증을 내비쳤다. 장타율 0.398에 17개 홈런을 쏘아 올렸지만 만족하지 못했다. 그는 "작년에 장타율을 높이고 싶다는 말을 했는데 내가 생각한 만큼 수치가 나오지 않았다. 올해 중량 운동도 많이 했고, 벌크업도 했다"고 이야기했다.
함께할 훈련 도우미는 지난 2년 간 함께한 최원제 코치다. 2008년 신인드래프트에 2차 1라운드(전체 8순위)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그는 은퇴 후 미국에서 개인 레슨장을 운영하고 있다. 김하성은 " 한국에서 했던 타격 매커니즘이 있는데 그것이 최원제 코치랑 잘 맞는 거 같다. 그런 부분이 또 미국에서 결과로 나와서 더 (최)원제 형을 의지하는 거 같다. 결국 잘하면 원제 형도 좋으니 윈-윈 관계가 되고 있는 거 같다"라며 "LA에서 20일 정도의 스케줄을 소화할 거 같은데 잘 만들겠다. 올 시즌 초반 서울에서 중요한 경기가 있으니 한국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잘 준비해야겠다"고 강조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키움 히어로즈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정후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라이벌 관계로 만나게 됐다. 내심 한팀에서 뛰길 바라기도 했지만, 샌프란시스코가 영입에 적극적이었다.
김하성은 "(이)정후가 우리 팀에 오길 사실 엄청 바랐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좋은 조건에 계약해서 너무 다행이다. 결국 스포츠 선수의 몸값은 자신의 가치 척도이기 때문에 정말 잘 됐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시즌 때 만나면 정후가 치는 타구를 봐주는 거 없이 다 잡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정후의 매제인 고우석과는 한솥밥을 먹게 됐다. 고우석도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뒤 메이저리그 도전을 성공했고, 2년 총액 450만 달러에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게 됐다. 김하성은 "(고)우석이가 우리 팀에 와서 기분 좋다. 같은 팀에 한국인 선수가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생활하는데 도움이 될 거 같다. 우석이가 처음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데 내가 야수지만 캠프 때부터 도울 수 있는 부분, 또 미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게 옆에서 열심히 도울 생각이다. 우석이와 나 모두 올해 좋은 시즌을 치렀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인천공항=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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