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정시 붙어도 '안 갈래' 1343명 '5년새 최고'…올해 더 늘 듯
'문과 침공' 영향으로 인문계 등록 포기자 증가 추세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지난해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정시모집 합격자 10명 중 3명이 입학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쏠림', '문과 침공'이 주요 원인으로 입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올해 정시모집 최초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중복합격으로 인한 등록 포기자가 늘면서 추가합격자 규모도 커질 수 있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3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서울대·고려대·연세대 합격자 가운데 1343명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3개 대학의 정시 모집정원은 4660명으로, 합격생의 28.8%가 등록을 포기했다.
세 대학의 정시모집에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은 지원자가 2019학년도 이후 최근 5년간 가장 많았다. 등록 포기자는 연세대가 643명(38.5%)로 가장 많았고 고려대 545명(33.2%) 서울대 155명(11.5%) 순이었다. 전년보다 서울대는 47명 줄었으나 고려대는 84명, 연세대는 5명 늘었다.
등록 포기자 수는 자연계(737명)가 인문계(564명)보다 많았지만, 자연계는 등록 포기율이 감소하는 추세다. 세 대학 자연계 합격생의 등록 포기율은 2020학년도 45.2%에서 2021학년도 35.8%, 2022학년도 35.6%, 2023학년도 33.0%로 줄었다.
자연계 등록 포기자의 상당수는 의대에 중복으로 합격한 학생으로 추정된다. 이들 3개 대학 의대의 등록 포기자는 12명으로 최근 5년 동안 가장 적었다. 서울대 의대는 최근 5년간 등록 포기자가 0명으로 집계됐다.
인문계는 거꾸로 세 대학 정시 합격자의 등록 포기율이 2021학년도 24.2%에서 2022학년도 27.3%, 2023학년도 28.1%로 늘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2022학년도에 문·이과 통합형으로 바뀌면서 인문계 합격자의 등록 포기가 대폭 늘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자연계 최상위권의 상당수가 이미 의대 지원으로 쏠려 있는 상황이라 과거에 비해 이공계의 중복 합격비율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인문계 등록 포기 인원 증가는 자연계에서 인문계로 교차 지원한 학생이 자연계 중복합격으로 다시 빠져나가면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되는 2024학년도 정시모집에서는 의대 쏠림 현상 심화, 통합형 수능으로 인한 이과생의 문과 교차 지원, 정시 모집인원 확대와 지원자 수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중복 합격자가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복 합격자가 늘면 수험생 연쇄 이동으로 등록 포기자도 늘 수 있다. 수험생 입장에선 추가 합격의 기회가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모집 지원자가 대폭 늘었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의 2024학년도 정시모집 지원자는 전년보다 5611(31.1%) 늘었다. 세 대학을 포함해 주요 10개 대학의 지원자는 1만242명(15.7%) 증가했다. 최근 5년새 가장 많은 규모다.
2024학년도 정시 최초 합격자 발표는 고려대가 26일, 서울대는 다음달 2일, 연세대는 다음달 6일로 예정돼 있다. 4년제 대학의 정시 최초합격자 발표 마감일은 다음달 7일이다. 최초 합격자는 다음달 13일까지 등록해야 하고, 등록포기자 충원을 위한 추가합격자 발표는 다음달 14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다.
임 대표는 "올해는 주요 대학 정시모집에서 등록 포기 인원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각 대학의 추가 합격자 발표 일정, 통보 방식 등을 정확하게 체크하고 중복으로 합격했을 때 등록금 납부 시간, 등록 포기 대학에 대한 취소 통보 방식 등을 사전에 숙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합격 대학의 합격 점수, 취업률, 중도포기 비율, 재적학생 수, 학교 전반적 상황 등 사전에 어떤 기준에 의해 등록할 대학을 결정할지에 대한 판단 지표도 명확하게 설정해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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