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사물함·곳곳 곰팡이... 인천선학국제빙상경기장 '무늬만' 국제 [현장, 그곳&]
관리·감독 뒷짐 인천시 “신속 조치할 것”
“이름만 국제 빙상장이지 몸을 녹일 공간조차 없네요….벽에는 곰팡이가 슬고, 락커는 다 떨어져 쓰지도 못합니다.”
20일 오후 3시께 인천 연수구 선학동 선학국제빙상경기장. ‘아이스링크장 출입구’라는 표지판을 따라 들어가자 출입문에 칠한 빨간색 페인트가 벗겨져 녹이 슬었다. 벽은 누렇게 색이 바랜데다 곳곳에 곰팡이가 슬어 성한 곳이 없다. 신발이나 소지품 등을 보관하는 락커룸은 때가 타 까맣게 물들었고, 아예 고장나 떨어진 채로 방치해있다. 이날 이곳을 찾은 여학생 4명은 락커에 소지품을 보관하려다 상태를 확인하고는 이내 의자 위에 소지품을 내려놓았다. 박서연양(18)은 “친구들과 처음으로 와봤는데 락커 상태가 심각해 깜짝 놀랬다”며 “만지기도 찝찝할 정도여서 개인 물품들은 잃어버릴 지도 모르지만 그냥 의자 위에 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뿐만 아니라 이곳에 스케이트를 타러 온 시민들은 잠시 몸 녹일 공간조차 없어 좁은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일주일에 2차례 씩 이곳을 찾아 강습을 받는 이다은씨(21)는 “가까운 스케이트장이 이곳밖에 없어 오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부실해 보인다”며 “락커와 같이 낡고 고장난 시설들은 적어도 내가 처음 이곳을 방문한 3개월 전부터 고장난 채였다”고 말했다. 이어 “운동을 하다가 앉아 휴식을 취할 공간도 적은데 락커가 지저분하거나 고장나 사람들이 짐을 다 의자 위에 놓아두니 불편하고, 매트는 지나가는 길목 곳곳을 막아 다니기도 힘들다”고 덧붙였다.
인천 유일 국제빙상장인 선학국제빙상경기장이 낡은 시설들을 방치, 이용객 불만이 터져나온다.
이날 시에 따르면 선학빙상장은 연면적 1만3천415㎡ 대규모 공공체육시설이다. 지난 2015년 준공 이후 2017년까지 인천시체육회가 운영했지만 이후 2018년부터는 ㈜메이저스포츠산업에 위탁을 맡겨 운영 중이다.
인천지역 유일한 국제규격 빙상장으로, 해마다 20만명 이상의 이용객이 몰린다. 수많은 이용객들이 몰리고, 이들이 시설 이용에 불만을 제기하지만 위탁 운영을 맡은 메이저스포츠산업 측은 보수작업을 계속 진행했다고 발뺌한다. 메이저스포츠산업 한 관계자는 “시설에 대한 보수공사는 계속해서 하고있다. 이용객이 많아 고장나는 시설물이 많을 뿐”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빙상장 시설을 위탁한 사실상 선학빙상장 주인인 인천시 역시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고 뒤늦게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만 되풀이 한다.
이강구 인천시의원(국민의힘·연수5)은 “인천시의 안일한 조치로 인해 결국 이곳을 이용하는 시민들 불편만 가중되는 상황”이라며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현장을 방문해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 집행부에 요청,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재 보수해야 할 부분에 대한 사전조사는 마친 상태”라며 “주민들 안전과도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시설물 개선 등이 빨리 이뤄지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최근 선학빙상장 위탁운영자 우선 협상 대상자로 ㈜프라이드오브식스를 선정했다. 새로운 위탁운영자와의 논의 및 협상 과정을 거쳐 오는 3월3일부터 이 업체가 선학빙상장 운영 및 관리를 맡을 예정이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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