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맘대로 선처? 2차 가해"‥'초등생 성착취' 판결에 '발칵'
미성년자들에게 이른바 조건만남을 제안하고 성관계를 맺은 어른들에게, 1심 재판부가 집행유예와 벌금형 등으로 선처하자 검찰과 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에선 미성년자의제강간과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6명에 대한 2심 재판의 첫 공판이 열렸습니다.
공무원과 직장인, 자영업자인 이들은 지난해 SNS를 통해 용돈과 게임기, 전자담배 등을 제공하겠다며 13세 미만 초등학생 2명을 유인한 뒤 7차례에 걸쳐 이들을 추행하거나 간음했습니다.
1심에서 검찰은 피해 아동들이 겉보기에도 어린 데다 대화 내용 등을 볼 때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단해 A씨에게 징역 20년, 다른 피고인들에게도 법정 최고형에 가까운 10~15년형을 구형했습니다.
그러나 1심 재판부인 춘천지법 강릉지원은 지난해 8월,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다른 피고인 4명에게도 징역 1~2년에 집행유예 2~3년을 선고했습니다.
가장 낮은 형량이 구형된 피고인 1명에게는 천만 원의 벌금형을 내렸습니다.
피해자들에게 물리적인 강제력을 행사하지 않았고, 피해자 1명과는 합의했으며 다른 피해자에게는 형사공탁을 했다는 이유 등으로 이 같은 판결을 내린 겁니다.
검사는 이날 항소심 첫 공판에서 "아무리 조건만남이더라도 13세 미만의, 최소한 지켜줘야 할 선을, 초등생을 지켜주자는 것"이라며 "1심의 구형은 피해자 나이를 고려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피해자 측 변호사도 "강제력이 없었다는 점이나 형사공탁을 했다는 이유로 참작하면 국가가 2차 가해를 한다는 비판이 존재한다"며 "피해자가 공탁금을 수령할 의사를 확인한 뒤 참작해도 되는데 1심은 이를 소홀히 했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인권단체 등도 18일 항소심 첫 공판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피고들은 전자담배 등을 미끼로 어리고 금전적으로 취약한 초등학생을 성노예로 만들었다"며 엄벌을 촉구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 나이를 고려하고 보더라도 구형량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1심 구형이 높은 이례적인 사안에 속해서 사건을 충실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동경 기자(toky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4/society/article/6564359_3643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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