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도 인쇄해서 먹는 시대 성큼…놀라운 ‘식품 3D 프린팅’ 세계
미국 영화 <미션 임파서블>에는 주인공이 자신의 신분을 위장하기 위해 착용하는 가면의 제작 장면이 나온다. 이때 활용되는 기술이 3차원(3D) 프린팅 기술이다.
3D 프린팅이란 원료를 절삭하거나 적층해 3차원 형상으로 제품을 제조하는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절삭형의 경우 재료를 깎아 내는 방식이기에 재료의 손실이 크다. 반면 적층형은 재료를 쌓아가는 방식이다. 재료 손실이 적은 장점이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재 3D 프린터는 대부분 적층형 방식을 택하고 있고, 이는 식품 3D 프린팅 기술에서도 마찬가지다.
3D 프린터는 1984년 미국 기업 3D 시스템즈 소속의 찰스 훌이 최초로 개발했다. 3D 프린터는 1990년대로 넘어오면서 바이오 분야에서 인공 뼈, 의족 등을 생산하는 데 활용되기 시작했고, 무인 비행기 제조와 건물 시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됐다.
특히 최근 주목되는 것은 식품산업에서 활용되는 3D 프린터다. 2006년 호드 립슨 미국 코넬대 교수팀에서 초콜릿, 쿠키, 치즈 등을 원료로 하는 식품용 3D 프린터를 최초로 개발했다.
식품 3D 프린팅 방식을 살펴보면, 노즐을 통해 토출된 식품 원료를 층층이 쌓아 올리는 압출적층조형(FDM) 방식이 주로 이용된다. 이는 하드웨어 본체에서 온도, 형상 등을 제어하고 식품 원료가 들어있는 카트리지를 통해 단일 혹은 다중 재료로 다양한 식품을 제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 화성 탐사 등 우주 생활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우주식량 제조법으로서 3D 프린팅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3D 푸드 프린팅 기술 회사 비헥스(BeeHex)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개발한 3D 푸드 프린팅 기술을 사업화한 스타트업이다. 2017년 3D 프린터로 6분 만에 수요자가 원하는 모양과 재료를 갖춘 피자를 만드는 기술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폐플라스틱을 미생물과 반응시켜 뽑아낸 단백질 성분을 3D 프린터에 원료로 넣어 스테이크나 닭가슴살 등을 제조하는 시스템도 연구 중이라고 한다. 국제우주정거장(ISS)과 향후 건설 예정인 달 유인 기지에 이런 식품을 들이려는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과거 단순히 ‘식품 데코레이션’에 제한적으로 활용되던 식품 3D 프린팅 기술은 최근 개인의 요구나 기호에 맞는 결과물을 만드는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한 3D 프린팅 기술은 개인의 요구를 잘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그 활용도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음식을 씹고 삼키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소화를 힘들어하는 이들을 위한 맞춤형 식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필자도 식품 3D 프린팅 연구를 시작한 10년 전쯤, 음식 섭취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있는 재활병원에 개인의 신체 특성을 반영한 식품을 생산하는 프린터를 병실별로 비치하는 청사진을 그려본 적이 있다.
현재는 이러한 기술들이 우리의 현실 앞으로 많이 다가와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피자 한 판을 먹더라도 가정마다 자신들이 필요한 영양, 맛 등을 달리하여 3D 프린터로 만들 수 있다면 굳이 4가지 맛의 피자를 주문한다거나 소량의 1인분 메뉴를 주문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한다. 3D 프린터가 그릴 미래 식품 세계가 어떤 모습을 띨지 주목할 일이다.
임정호 한국식품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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