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맞나요…김해 대성동고분군 반려동물 놀이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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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색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는데 이렇게 청소하러 올 때마다 봉투에 쓰레기가 가득합니다."
지난 16일 오후 경남 김해시 가야의길 126에 있는 대성동고분군에서는 지역 민간 활동단체인 고고가야주민수호단이 연신 집개로 쓰레기를 비닐봉지에 담는 청소가 한창이었다.
이곳을 찾은 한 외부 방문객은 "고분군이 주민 생활 공간과 이렇게 가까운 줄 몰랐는데 세계유산이고 그것도 가야의 옛 무덤 위에 반려동물이 가득한 것은 의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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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 관리 고민…반려견주 "생활유적, 친근한 곳 돼야"
고고가야주민수호단 "세계유산 가치…보전 인식 개선해야"
(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명색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는데 이렇게 청소하러 올 때마다 봉투에 쓰레기가 가득합니다."
지난 16일 오후 경남 김해시 가야의길 126에 있는 대성동고분군에서는 지역 민간 활동단체인 고고가야주민수호단이 연신 집개로 쓰레기를 비닐봉지에 담는 청소가 한창이었다.
그런데 쓰레기 모양이 다소 고약하다.
다름 아닌 이 쓰레기는 딱딱해진 반려견 분변이었다.
한 회원은 "담는 쓰레기 중 절반은 반려견 분변이고 나머지 반은 담배꽁초"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대성동고분군을 찾은 이들 대다수가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이 많았다.
대다수는 반려견 목줄을 잡고 탐방로를 따라 산책을 즐겼지만, 일부는 반려견 목줄도 없이 자유롭게 공놀이하도록 하거나 고분군에서 뛰도록 방치하기도 했다.
한 회원은 "인적이 뜸한 새벽이나 밤 시간대에는 목줄을 잡고 나왔던 반려견주가 목줄을 풀어주고 고분 위를 자유롭게 뛰도록 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고 지적했다.
대성동고분군은 24시간 상시 개방이다.
코앞에 주민들이 사는 아파트가 있고 크고 작은 가게들도 다닥다닥 붙어 있다. 그만큼 쉽게 접근이 가능한 생활유적이다.
반려견과 함께 고분을 찾은 한 시민은 "대부분 목줄을 하고 배변 봉투를 챙겨서 산책하는데 일부 시민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곳을 찾은 한 외부 방문객은 "고분군이 주민 생활 공간과 이렇게 가까운 줄 몰랐는데 세계유산이고 그것도 가야의 옛 무덤 위에 반려동물이 가득한 것은 의외"라고 말했다.
실제 대성동고분군에서는 반려견에 놀라거나 분변 등이 방치된 모습으로 인근 지역 주민들이 불쾌감을 느껴 잦은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세계유산이 된 고분군을 관리하는 김해시도 고민이다.
고분군 일부에 반려동물 산책 때 주의사항 등을 담은 플래카드와 안내판을 설치해 놓기도 했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다.
동물보호법에는 반려동물 외출 때 2m 이내 길이 목줄 등 안전조치를 해야 하며 배설물은 반드시 수거해야 하며 위반 때 3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시는 고분군에서 적극적인 단속이나 과태료는 부과하지 않고 있다.
시는 고분군이 세계유산이 된 만큼 좀 더 야무진 관리를 위해 야간 경관조명 등 환경개선 작업과 대책 수립에 들어갔다.
반려견과 함께 고분군을 찾은 시민 김모(67) 씨는 "대성동고분군은 생활유적으로 그냥 고분으로만 두면 의미가 없고 지금처럼 쉽게 찾고 즐길 수 있는 친숙한 공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고가야주민수호단 김도일 회장은 "정말 어렵게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만큼 그 가치에 맞게 지켜나갈 수 있도록 시민 인식을 개선하고 올바른 관리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태용 김해시장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상황 속에서 고분군 출입을 못 하도록 통제하기도 어렵다"며 "세계유산이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오는 25일 고고가야주민수호단과 간담회를 갖는 등 다각적인 지역여론 수렴에 들어간다.
사적 제341호로 지정된 대성동고분군은 지난해 9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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