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품목' IT 수출 비중 20% 밑으로…30년만 최저

차대운 2024. 1. 21.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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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시황 부진에 스마트폰 등 해외 생산 이전 추세 영향
'K-뷰티'·'K-푸드' 등 소비재 수출 증가로 경공업 비중 30% 육박
부산 신선대 부두 [촬영 손형주]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작년 'IT 강국' 한국의 수출에서 정보기술(IT)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0% 밑으로 떨어져 1993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K-컬처' 붐을 타고 화장품과 식품 등 한국 소비재 수출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경공업 제품 수출 비중이 30% 육박하는 등 30년 만에 가장 높았다.

21일 한국무역협회의 무역 통계 시스템 'K-stat'에 따르면 작년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IT 제품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의 21.4%보다 4.3%포인트 낮은 17.1%(1천80억달러)였다.

중화학, 경공업, 1차 산품 수출 비중은 각각 50.5%(3천197억달러), 29.8%(1천886억달러), 2.5%(161억달러)로 집계됐다.

작년 IT 수출 비중은 1993년(16.5%) 이후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2000년 32%로 정점을 찍은 IT 수출 비중이 20% 선 밑으로 내려온 것은 1994년(18.8%) 이후 29년 만이기도 하다.

IT 수출 비중 하락에는 전체 수출의 약 5분의 1을 차지해온 핵심 수출품 반도체의 수출 부진 여파가 컸다.

시황 부진에 따른 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작년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전년보다 23.7% 감소했다.

한 면만 재는 웨이퍼 두께 측정기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의 한 부스에서 간섭변위센서를 이용한 웨이퍼 두께 측정장비를 시연하고 있다. 2023.10.25 scape@yna.co.kr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포함한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수출도 각각 12%, 10.2%, 53.3% 줄었다.

반도체 시황 부진에 겹쳐 스마트폰, 랩톱 등 IT 제품 생산 거점이 국내에서 중국, 베트남 등 해외로 옮겨지는 구조적 추세가 IT 수출 비중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마트폰은 이런 흐름을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품목이다.

한국의 무선통신 기기 수출액은 스마트폰 보급 확대에 힘입어 2000년대 들어 비약적으로 상승해 2007년 305억달러에 달했다. 그렇지만 삼성전자 등 주요 업체의 생산 거점이 해외로 옮겨지면서 작년 155억달러까지 감소했다.

무선통신 기기는 2007년 수출품 순위에서 반도체와 자동차에 이어 3위를 차지했지만, 작년에는 10위로 내려갔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애플에 근소한 차이로 밀려 2위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작년에도 여전히 많은 2억2천66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했다.

다만 현재 삼성전자 스마트폰 대부분은 베트남, 인도 등 해외에서 생산된다. 최첨단 플래그십 기종을 중심으로 연간 1천600만대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구미 공장의 생산 비중은 10% 이하 수준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스마트시티(구미사업장) [삼성전자 스마트시티 제공]

랩톱 컴퓨터 역시 일찌감치 중국 등 해외로 생산 거점이 옮겨진 품목이다.

LG전자는 플래그십 노트북 '그램'(gram)을 그간 중국 난징 공장에서 생산했는데, 올해부터는 일부를 중국 제조업자 개발 생산(ODM) 업체에 생산을 맡길 것으로 전해졌다.

장상식 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우리나라의 IT 수출의 대부분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경기에 특히 민감한 중간재인데 해외 수요 부진 영향이 큰 폭의 수출 감소로 이어졌고, 장기적으로는 노트북 등 최종 IT 제품 생산지의 해외 이전 요인도 작용했다"며 "반도체 수출의 큰 폭 감소는 이런 변화를 두드러지게 했다"고 밝혔다.

IT 수출 부진과 달리 경공업 제품군의 수출은 강세를 이어가면서 비중이 30%에 육박했다.

작년 경공업 제품 수출 비중은 전년보다 2.2%포인트 높은 29.8%로 1993년(30.0%)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경공업 제품군 수출 비중 상승은 화장품 수출 확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작년 수출이 7.5% 감소한 상황에서도 화장품·비누·치약 상품군의 작년 수출은 85억달러로 전년보다 6.4% 증가했다.

화장품·비누·치약 수출액은 2012년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돌파한 이후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장 실장은 "화장품이 중국 수출 어려움에도 미국, 아세안, 일본 등에서 수출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며 "'K-콘텐츠'가 화장품과 라면, 김 같은 먹거리까지 소비재 품목의 수출을 견인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표] 한국의 수출 상품 구조

(단위 : 백만달러)

※ 자료 : 한국무역협회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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