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인전 실수 반복한 클린스만호, '아찔한' 무승부였다[심재희의 골라인]
전반적으로 고전 끝에 승점 1 획득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경기 흐름을 보면, 무승부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반 4분 만에 페널티킥을 얻어내고 손흥민이 멋진 파넨카킥으로 선제골을 낚을 때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이후 완전히 주도권을 내줬다. 전형을 올려 공격적으로 나선 요르단의 공세를 막지 못했다. 전반전에 역전을 당했고, 후반전 추격전을 벌였으나 마무리가 부족했다. 끝내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며 2-2 무승부를 일궈냈다. 아찔한 무승부였다.
바레인전 실수를 반복했다. 선제골을 터뜨린 후 상대의 공세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4-4-2 전형을 기본으로 하다 보니 상대가 공격할 때 중원에서 압박을 할 선수 숫자가 부족했다. 상대의 공격을 미드필드 진영에서 적절히 끊거나 지연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공격과 중원의 간격이 많이 벌어졌고, 결국 공격을 계속 받아주다가 실점했다. 뒷걸음질을 치는 상황을 반전하지 못하면서 동점골과 역전골을 허용했다.
후반전 들어 빠른 선수 교체로 팀 안정화를 꾀한 건 좋았다. 컨디션이 많이 떨어진 이기제를 빼고 설영우를 왼쪽으로 돌리고 김태환을 라이트백으로 투입해 효과를 봤다.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를 대신해 홍현석을 넣어 중원 정비와 공격 지원 강화를 시도한 것도 나쁘지 않았다.
이강인의 고립은 가장 아쉬운 대목으로 남았다. 이강인은 전반전 요르단의 공세로 공을 만질 기회가 많지 않았다. 후반전 들어서 중앙 쪽으로 활발히 움직이며 기회를 엿봤지만 요르단의 협력 수비에 많이 막혔다. 바레인전과 다르게 요르단 선수들의 집중 견제를 뚫지 못했다. 결정적인 슈팅을 한 차례 기록하기는 했으나 전체적으로 활약이 미미했다.
손흥민의 투혼과 프리롤 활약이 추격의 원동력이 됐다. 투톱으로 출전한 손흥민은 역전을 당한 후 후방까지 내려와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고, 공격에서는 왼쪽 측면으로 이동해 요르단 수비진을 끌어냈다. 후반전 중반 조규성이 빠지고 오현규가 들어오면서 프리롤 범위를 더 넓혔다. 결국 왼쪽 측면을 중심으로 움직이다가 후반 46분 동점골에 징검다리를 놓았다. 엄청난 활동량과 결정적인 패스로 한국을 패배 위기에서 건져냈다.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였지만 최악의 결과는 피했다. 클린스만호가 첫 목표였던 '중동 팀 2연전 승리'에 실패하며 우승 전선에 차질을 빚었다. 요르단을 상대로 기록한 '아찔한' 무승부를 약으로 삼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요르단전 기본 전형(위), 손흥민(중간 7번)이 파넨카킥으로 선제골을 터뜨리고 있다. 그래픽=심재희 기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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