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미적 안정과 위안의 푸른 숲…정영환 개인전 '에코 인 더 사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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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아트는 오는 2월17일까지 정영환 작가의 개인전 '에코 인 더 사일런스'(Echo in the Silence)를 개최한다.
전시는 작가가 바라본 자연을 재현이 아닌 사유의 방식으로 접근할 것을 제안하며 색채의 미묘한 변화에 집중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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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서정아트는 오는 2월17일까지 정영환 작가의 개인전 '에코 인 더 사일런스'(Echo in the Silence)를 개최한다.
전시는 작가가 바라본 자연을 재현이 아닌 사유의 방식으로 접근할 것을 제안하며 색채의 미묘한 변화에 집중하기를 기대한다.
일관된 작품명에서 알 수 있듯 신작 'Mindscape' 시리즈는 정면에서 바라본 여러 그루의 나무가 숲을 이루는 장면을 담고 있다.
화면 중앙을 응시하면 시야에서 벗어난 부분은 아웃 포커싱 되어 흐려진다는 관념을 전복하듯, 정영환의 숲은 흐트러짐 없이 정갈하게, 규칙적으로 나열된 채로 꼿꼿하게 서 있다.
이 때문에 우리가 아는 회화적 범위를 상상했다면 다소 인공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인물이 등장하지 않고 오로지 풍경을 주제로 한 회화의 시초는 14세기 전반 이탈리아의 벽화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후 부수적인 요소들의 유무와 동식물의 비중에 따라 여러 갈래로 분화되었지만, 자연을 '사실적'으로만 표현하는 단계에서 더 나아가 '이상적인 풍경화'(ideal landscape)로서 탄생하게 한 것은 재현의 의미를 다시금 돌아보게 했다.
인적이 드문 어느 한 공간 안에서 발자취를 따라 신비스러운 장소를 탐색하듯 정영환은 자연스러운 형태, 익숙한 풍경 안에서 발견되는 세부적인 요소들을 비현실적으로 풀어내 이상적인 풍경화로 구현했다.
작가는 풍경을 주도하는 주체를 설정해 공간감과 구도법에 따른 주종 관계를 허용하지 않으며, 이를 전면 구도를 취한 방식에서부터 여실히 나타내고자 했다.
세밀하게 묘사된 작은 부분들은 대상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함이 아니라 끊임없이 감추고 덮어 관조하는 마음을 담아내는 과정이다.
작가는 자연의 일부를 '발췌한다'는 표현을 빌려, 이런 방식이 단순 재현이 아닌 상징적 수단임을 암시한다.
붉은 숲과 푸른 숲으로 이뤄진 상반된 두 색감은 단순히 온기의 대비가 아닌 색채의 변주로 혼합된 이상화된 세계의 확장을 보여준다.
자연이 지닌 숭고한 힘, 자연과의 교감과 깊은 고독이 상징하는 무한의 영역을 보여주고자 캔버스 밖의 영역에도 한없이 펼쳐지는 그 무언가를 상상한 결과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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