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더를 데려온 휴스턴, 월드시리즈를 위한 퍼즐을 맞추다[스경X이슈]
마무리 투수 최대어였던 조시 헤이더(30)의 행선지는 결국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결정났다. ESPN, MLB닷컴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은 20일 헤이더가 휴스턴과 5년 950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전했다.
헤이더는 이번 FA 시장에서 지난해 에드윈 디아스가 뉴욕 메츠와 체결한 5년 1억200만 달러를 넘어선 불펜 투수 최고액 계약을 원했으나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하지만 디아스의 계약에는 2650만 달러에 달하는 디퍼(지불 유예) 조항이 있어 실제 계약기간 받는 금액은 헤이더에 미치지 못한다. 즉, 실질 총액으로는 헤이더가 최고다.
<역대 불펜 투수 계약 총액/AAV>
에드윈 디아스(뉴욕 메츠) : 5년 1억200만 달러/2040만 달러(총 2650만 달러 지불 유예)
조시 헤이더(휴스턴) : 5년 9500만 달러/1900만 달러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 : 5년 8600만 달러/1720만 달러
켄리 잰슨(LA 다저스) : 5년 8000만 달러/1600만 달러
마크 멜란슨(샌프란시스코) : 4년 6200만 달러/1550만 달러
샌디에이고가 헤이더에게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했기 때문에 휴스턴은 올해 신인 드래프트의 차상위 지명권을 넘겨주게 됐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과 4번의 월드시리즈 진출, 그리고 2번의 우승을 차지한 휴스턴은 현 시점에서 가장 안정적인 강팀이다. 지난해에도 비록 월드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하고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월드시리즈 우승팀 텍사스 레인저스와 7차전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를 벌이는 등 저력을 발휘했다.
큰 구멍이 없어 보이는 휴스턴이 갑자기 헤이더에게 큰 금액을 제시한 가장 큰 이유는 켄달 그레이브먼의 부상 이탈 때문이다. 지난해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떠나 휴스턴으로 넘어온 그레이브먼은 이적 후 23경기에서 2승2패 5홀드, 평균자책점 2.42의 대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인해 포스트시즌에는 나서지 못했고, 결국 이달초 어깨 수술을 받으며 2024년을 통째로 날리게 됐다.
그레이브먼의 이탈에 더해 지난해 불펜의 핵심 요원이었던 헥터 네리스와 필 메이튼, 라인 스타넥 3명이 전부 FA가 돼 팀을 나가면서 불펜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휴스턴의 오프시즌 최대 과제가 불펜 보강이었고, 이것이 헤이더에게 큰 규모의 계약을 안기게 했다.
켄달 그레이브먼(휴스턴 이적 후) : 23경기 22.1이닝 2승2패 5홀드 ERA 2.42 24삼진 16볼넷 WHIP 1.52
헥터 네리스 : 71경기 68.1이닝 6승3패 31홀드(2SV) ERA 1.71 77삼진 31볼넷 WHIP 1.05
필 메이튼 : 68경기 66.0이닝 4승3패 10홀드(1SV) ERA 3.00 74삼진 27볼넷 WHIP 1.12
라인 스타넥 : 55경기 50.2이닝 3승1패 3홀드 ERA 4.09 51삼진 22볼넷 WHIP 1.24
선발 투수의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대 야구에서 반대로 비중이 높아져가는 불펜 투수들의 가치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불펜 투수들이 짊어져야 하는 부담이 늘어난다는 뜻이기도 하며, 그만큼 부상 위험도와 구위 하락의 위험도가 늘어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헤이더는 다소 안전한 투수다. 헤이더는 데뷔 후 부상자명단에 오른적이 2020년에 단 한 번 있는데, 그것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서였다. 투수들이 가장 예민한 부분인 어깨나 팔꿈치에는 지금까지 이상을 보인 적이 없다. 특히 2018~2019년을 제외하면, 데뷔 후 단 한 번도 60이닝 이상을 투구한 적이 없다. FA 직전 시즌인 지난해에도 61경기에서 56.1이닝을 던지는데 그쳤다.
주무기인 싱커의 구위에도 전혀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 데뷔시즌인 2017년 평균 구속이 94.3마일이었던 헤이더의 싱커는 해가 지날수록 구속이 오르더니 2022년 97.4마일로 정점을 찍었다가 지난해 96.1마일로 소폭 하락했지만, 평균적으로는 큰 하락세는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싱커의 피안타율은 2022년이 0.241로 데뷔 후 가장 좋지 않았는데, 지난해 0.190으로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헤이더의 최대 문제는 강력한 구위에 걸맞지 않는 제구력이다. 통산 9이닝 평균 탈삼진률이 15.01개에 달하는 헤이더지만, 9이닝 평균 볼넷 수도 3.64개로 아주 좋다고 할 수는 없다. 2022년 제구력 난조에 시달리다 시즌 말미 영점이 잡히는 듯 싶더니 올해 4.79개로 데뷔 후 최악을 찍었다. 압도적인 구위에 가려져 있긴 하지만, 롱런을 위해서는 분명 개선이 되어야 할 점이다.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 진출에 실패했음에도 전력에 이렇다 할 손실이 없는 휴스턴은 헤이더의 합류로 인해 크리스티안 아브레유-프레슬리-헤이더로 이어지는 강력한 필승조까지 갖추면서 전력이 더 업그레이드, 올해 역시 월드시리즈에 도전할만한 전력을 꾸렸다. 특히 정규시즌 최고의 마무리 투수 헤이더와 포스트시즌 통산 14세이브 노블론의 프레슬리가 이룰 시너지 효과는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헤이더가 위력을 유지할 때 성립되는 시나리오다.
정규시즌 헤이더 : 349경기 388.2이닝 20승21패 165세이브(25블론) 39홀드 ERA 2.50 648삼진 162볼넷 WPA 15.40
PS 프레슬리 : 46경기 44.2이닝 3승0패 14세이브(0블론) 3홀드 ERA 2.22 58삼진 15볼넷 WPA 2.78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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