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 악몽"… 일하다 불구된 여경 사연에 '울컥'

일하다 부상을 입은 경찰이 매일 밤 악몽을 꾼다는 사연이 전해져 위로와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이미지 투데이

업무 중 부상을 입은 경찰이 매일 밤 악몽을 꾼다는 사연이 전해져 위로가 쏟아지고 있다.

경찰청 소속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지난 16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일하다 사고로 다친 여경이다. 매일 밤 고통과 악몽에 시달려 더 이상 못 버티겠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글쓴이 A씨는 자신이 과거 근무 중 사고로 다치면서 장애가 생겼다고 밝혔다. 그는 "밤마다 통증에 잠을 못 이룬다"며 "약 먹고 간신히 잠들면 꿈에 다치고 죽는 동료들이 나와 매일 운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꿈에서) 옷은 제복이었다가 환자복으로 바뀐다. 동료들은 저를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본다"며 "다쳐서 실려오는 후배에게 내 탓인 것만 같아서 '면목이 없어 미안하다'면서 손잡고 운다"고 호소했다.

또 A씨는 경찰이 된 것을 후회한다며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죽어도 두 번 다시는 경찰을 안 할 것 같다"면서 "한때는 제 전부였고 오랜 인내 끝에 꿈을 이뤄서 행복했지만 이럴 줄 알았으면 절대 안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불구가 돼버린 저 자신에게 수백번 물어봐도 다시 그 현장에 가면 똑같이 몸을 던져서 국민을 지킬 거라는 게 슬프다"며 경찰로서의 사명감을 드러냈다.

A씨는 "여경이라는 이유로 국민들과 같은 경찰에게도 욕을 많이 먹었지만 괜찮았다. 난 그런 여경이 아니니까 더 열심히 뛰고 몸을 던졌다"며 "그런데 다치고 나서 공상 경찰관이 되자 경찰 취급도 안 하더라. 자리 차지하고 세금만 축낸다고 알아서 나가길 바라고만 있다"고 토로했다.

끝으로 "그때 그 사고로 죽는 게 나았을 거란 생각도 든다"며 "어느 한 분이라도 구하고 죽을 수만 있다면 그러고 싶다. 적어도 경찰관으로 죽고 싶다"고 밝혔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욕하는 사람들 말에 상처받지 마라" "몸도 마음도 쾌차하시길 바란다" "시민들 지켜주셔서 감사하다" "존경하고 감사해하는 사람들도 많다" "항상 고맙다" 등 응원과 위로를 건넸다.

경찰은 위험한 직무를 수행하다 중증 이상 부상을 입은 공상 경찰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 3일 공상 경찰관의 간병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경찰병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지정 병상을 2배 확대한다고 밝혔다.

박재이 기자 wja0601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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