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개XX’들이 많아”…화날 땐 ○○라고 생각해보세요 [Books]

정주원 기자(jnwn@mk.co.kr) 2024. 1. 21.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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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단번에 눈길이 가는 제목이다.

그렇지만 흔한 자기계발서나 심리학 해설서라 여기고 책장을 들춘다면 처음엔 어리둥절할 수 있다.

영업하지 않는 특급 호텔에서 일행끼리만 묵을 수 있게 된 이들은 일종의 심리 실험을 진행한다.

실험의 구체적인 내용도, 실험이 끝난 후 자신들의 모습도 알 수 없지만 일말의 기대감을 안고 새로운 사람들, 그들이 품은 이야기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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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사람을 죽이지 않고 없애는 법
안드레아 바이드리히 지음 / 김지현 옮김 / 온워드 펴냄
“나를 모욕하는 사람 벽돌로 상상하라”
‘개자식’에게서 멘탈 지키는 방법 공개
[사진 = 픽사베이]
인간관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단번에 눈길이 가는 제목이다. 그렇지만 흔한 자기계발서나 심리학 해설서라 여기고 책장을 들춘다면 처음엔 어리둥절할 수 있다. ‘이렇게 하라’는 간편한 해법을 늘어놓지 않는다. 독자는 차라리 한 편의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도입부는 추리소설처럼 어딘가 의뭉스럽기까지 하다. 화자인 안드레아와 그의 친구 루카스는 주말을 보낼 어느 한적한 호숫가의 호텔로 떠나는 중이다. 또 다른 친구 찰리의 초대장을 받아서다. 영업하지 않는 특급 호텔에서 일행끼리만 묵을 수 있게 된 이들은 일종의 심리 실험을 진행한다. 찰리와 그의 심리 상담사 폴이 모임의 주최자다. 참석자는 총 여덟 명. 초대장에 적힌 요청대로, 저마다 ‘인생에서 없애버리고 싶은 사람’을 마음에 품고 호숫가로 모였다. 실험의 구체적인 내용도, 실험이 끝난 후 자신들의 모습도 알 수 없지만 일말의 기대감을 안고 새로운 사람들, 그들이 품은 이야기들과 만난다.

작가이자 커뮤니케이션 연구자로 활동 중인 오스트리아인 저자 안드레아 바이드리히는 일인칭 시점에서 섬세하게 인물들을 묘사하며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실제 경험담과 조사 내용을 엮어서 썼다고 한다.

이런저런 인간관계에 얽혀 사는 현대인에게 이 여덟 명의 이야기는 충분히 보편적이다. 내게 온갖 부정적 감정을 털어놓기만 하는 친구, 희롱과 모욕을 일삼는 직장 상사, 연락은 안 되고 불안감만 주는 애인, 사랑 없이 강요만으로 양육한 부모 등이 이들 고민의 근원이다.

책 속 심리 실험은 폴이 주도한다. 실험이 아니라 단체 상담이라고 바꿔 말해도 좋을 듯하다. 폴은 찰리를 포함해 일곱명에게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 아프고 수치스럽게 만든 사람을 떠올리라’고 요구한다. 이어 족히 4kg은 되는 무거운 직육면체 벽돌을 주고 각 면에 그 이름을 적도록 한다. 떠오른 이름이 여럿이면 벽돌을 몇 개 더 가져가 적어도 좋다. 그 벽돌은 식사하러 갈 때도 들고 가야 한다. 본인을 짓누르는 심리적인 짐의 무게인 셈이다. 참가자들은 둘러앉아 이야기를 시작한다. 누군가는 울분을 토하고, 어떤 대화에선 싸움이 붙기도 하지만 상담사인 폴이 중재자의 역할도 해가며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심리 이론과 용어도 제시된다.

폴이 조용한 곳에서 참가자들 마음의 문을 열고 숨겨둔 고민을 마주하게 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도 마치 호숫가 호텔에 함께 초대를 받은 듯 자연스럽게 내면을 마주하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책 속의 상담사 폴이 전하고자 하는 바는 ‘나를 사랑하자’는 것이다. 타인이 나를 함부로 대할지라도 나 만큼은 내가 아껴야 한다는 것. 내 마음대로 고쳐 쓸 수도 없는 타인을 붙들고 씨름할 게 아니라 자기 목소리에 귀 기울이자는 것이다. 폴은 이렇게 말한다. “네가 놓아버리면, 짐도 너를 놓을 거야. (중략) 다른 사람보다 스스로를 더 중요하게 여길 수 있게 되면, 너도 자연스럽게 짐을 붙들고 있는 손을 놓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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