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 잇단 출사표..."경륜" vs "퇴행" 엇갈린 시선

조성호 2024. 1. 21.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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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 원로 정치인들, 이른바 '올드보이'들의 출사표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여야 대립이 굳어진 정치권의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거란 기대와 함께 세대교체, 정치 쇄신 관점에선 역행이란 비판도 나옵니다.

조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부산 중구· 영도구에서 7선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정계 은퇴를 번복하면서 총선에 나서는 이유를 이렇게 밝혔습니다.

[김무성 / 전 새누리당 대표 (지난 15일) : 후배들이 잘한다면 제가 이런 일을 벌여선 안 되죠. 그런데 너무나 잘못하고 있기 때문에 정말 비분강개하는 마음으로….]

역시 7선을 노리는 이인제 전 의원은 충남 논산·계룡·금산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국회부의장 출신 심재철 의원도 경기 안양 동안을에서 6선 도전에 나섰습니다.

[심재철 / 전 국회부의장 (지난해 12월 20일) : 지난 4년간 침체된 안양을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심재철이 다시 뛰겠습니다.]

원로 정치인들이 몸풀기를 시작한 건 야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일찌감치 전남 해남·완도·진도에 출마할 뜻을 밝히고, 정치 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대표적입니다.

[박지원 / 전 국정원장 (그제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이번 총선은) 신당 창당, 공천 파동, 여기에 김건희 특검, 민생경제, 남북관계가 어떻게 터질지 모른다….]

5선 의원에 원내대표까지 지낸 이종걸 전 의원은 서울 종로에, 17대 대선 후보 출신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고향인 전북 전주병 지역구에 출사표를 냈습니다.

[정동영 / 전 통일부 장관 (그제) :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리는 것이 나라가 살길이요, 전북의 살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 선봉에 서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귀환을 노리는 이른바 '올드보이'들.

정치권의 '어른'이란 평가와 함께 과거 쇄신 대상으로 몰리거나 선거에서 고배를 마셔 국회를 떠났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물론, 이들이 '경륜'을 앞세워 극한 대치에 익숙한 정치 문화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란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인 기류는 싸늘합니다.

중진 용퇴를 비롯한 세대교체 요구가 빗발치는 선거 국면에서 오히려 구태 정치로 역행한다는 인식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상범 / 국민의힘 의원 (지난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편안하게 다선을 했던 사람들이 희생하라고 요구를 하고 있고 과거와 같은 극단적인 정쟁의 정치를 지금 하지 말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상호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12월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 다음 세대를 키우는 게 지금 정치의 시대적 과제다…. 70대 이상의 또 당의 대표나 원내대표를 역임하셨던 몇 선씩 하셨던 분들이 다시 나서는 거는 퇴행이죠.]

더구나 이들이 공천 배제, 즉 '컷오프'될 경우 무소속 출마 등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양당이 공천 과정에서 떠안을 부담도 적잖습니다.

물러서지 않는 극한 대치가 일상이 돼 버린 정치 문화가 '올드보이'들의 재등판 명분이 된 건, 분명 지금 정치권이 돌아봐야 할 부분입니다.

갈수록 치열해질 여야의 쇄신 경쟁 속에 노장들의 도전장이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질지, 4월 총선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떠올랐습니다.

YTN 조성호입니다.

촬영기자 : 이성모 한상원 강현석 여승구

영상편집 : 연진영

YTN 조성호 (cho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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